"이 커플 찾을 방법 없냐" 무료나눔 옷장 부수고 갔다…무슨 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옷장을 무료로 받기로 한 남녀가 차에 실리지 않자 분해한 상태로 버리고 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머니가 무료 나눔했다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저는 지방에서 일해 본가에 신경을 잘 못 쓰는 딸"이라고 소개하며 "가족들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서 올려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 어머니는 이사를 앞두고 불필요한 짐을 정리하다가 쓸 만한 옷장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무료로 나누기로 결심했다.

어머니가 올린 글을 본 이용자는 '옷장을 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머니가 거래자에게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라 이삿날 아침에 내려드리겠다"고 하자 거래자는 "시간이 없다. 당장 받으러 가겠다"고 답했다.

당일 오후 6시쯤 커플로 보이는 30대 남녀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타고 나타났다. 이들은 가구를 들고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 답답했던 듯 계속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A씨 어머니는 두 사람을 도와 옷장을 함께 내려줬다. 어머니는 주차장에서 이들이 타고 온 SUV를 보고 "옷장이 실릴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커플은 "괜찮다"고 안심시켰고, 어머니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 날 A씨 가족은 건물 관리자로부터 "혹시 주차장에 가구 버리셨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주차장에 내려간 A씨는 전날 나눴던 옷장이 훼손된 상태로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을 보면 흰색 옷장의 문짝과 서랍이 모두 분해돼있다.

A씨는 "다시 나누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당근마켓 앱에 들어가니 '탈퇴한 사용자'라고 뜨더라. 이 커플 찾을 수 있는 방법 없냐. 괘씸해서 신고하고 싶다. 본가 건물이 오래돼서 주차장에 폐쇄회로(CC)TV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가구 실으려다가 안 되니까 그냥 버리고 갔네", "저는 그래서 절대 나눔 안 한다", "저도 액정 파손된 TV 나눔했더니 메인보드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버리고 갔더라",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나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