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수수료 2∼7.8%로 인하…배달비는 올렸다

상생협의체, 내년부터 ‘차등 수수료’ 도입 결정…일부 입점업체들은 반발

이정희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가 음식배달 등을 주문했을때 입점업체가 배달플랫폼에 주는 중개수수료를 현행보다 일부 낮춘 차등수수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주문금액의 9.8%에 이르는 중개수수료를 향후 3년간 거래액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추고 배달비를 추가하기로 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2차례 회의 끝에 상생안을 마련했지만 일부 입점업체 단체들은 합의를 거부하는 등 수수료 부담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생협의체는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위원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상생방안이 입점업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며 최종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최종 방안은 거래액 기준 상위 35% 이상 입점업체에 대해서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중위 35~50%에 대해서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100~3100원, 중위 50~80%에 대해서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1900~2900원, 하위 20%에 대해서 중개수수료 2%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안은 배달의민족이 협의체에 제시한 방안으로 향후 3년간 시행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내년 초부터 이 안을 적용‧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의에 참여한 입점 단체 4곳 가운데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은 방안을 거부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일단 입점단체들이 처음부터 요구했던 중개수수료율 5% 상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배달비 500원을 부과해 실질적으론 내린 게 없다. 배달앱 기업들은 하나도 손해 안 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소비자들이 입점업체가 비용을 부담하는데도 ‘무료 배달’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 영수증에 주문금액에 대한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배달비 등을 상세하게 기재하기로 했다. 최혜대우 요구는 중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당장 중단하기 어렵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운영 방침을 수정하기로 했다.

일부만 참여했지만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이 낸 상생안을 따르겠다고 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이정희 협의체 위원장은 “충분하고 만족스럽지는 못한 상생방안이지만, 그래도 일단 상생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익위원들은 이번 상생방안이 풍선효과로 다른 항목에서 부담 증가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배민은 이번 상생안을 바탕으로 업주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기술 서비스 혁신에도 적극 투자해 소비자 혜택 강화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적자 상황의 후발주자임에도 배민의 차등수수료 상생안을 바탕으로 제외되는 매장 없이 모든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