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골프외교

이은정 기자 2024. 11. 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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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1983년 11월 일본 도쿄도 니시타마군 히노데마을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선 당일 밤 외국 정상 가운데 첫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통화를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미 대선 이전부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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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1983년 11월 일본 도쿄도 니시타마군 히노데마을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당시 나카소네가 전통식 화덕이 있는 다다미방에서 무릎을 꿇고 차를 대접하던 모습은 일본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 외교의 대표적 장면으로 꼽힌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론’과 ‘야스’라고 부르며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선 당일 밤 외국 정상 가운데 첫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통화를 했다. 9일 만에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당선자 신분인 트럼프에게 일본산 ‘혼마’ 골프채를 선물했다. 트럼프는 ‘골프광’으로 널리 알려졌다.

아베는 2017년 트럼프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첫 일정을 골프 라운딩으로 잡고 필드에서 우정을 다졌다. 골프 회동에는 당시 세계 랭킹 4위인 일본 프로골프 선수 마쓰야마 히데키도 동행했다. 트럼프가 먼저 마쓰야마 선수와 함께 골프를 치고 싶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2019년 5월 25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했을 때, 아베는 만찬과 골프 경비로만 4022만 엔을 썼다. 아베는 트럼프와 만나기 전에 항상 참모들을 트럼프 대역으로 쓰면서 수 차례 모의 연습을 했다. 또 트럼프의 저서, 각종 소셜미디어(SNS) 포스팅은 물론 그의 가족 동향과 최신 정보를 파악했다. 이런 아베의 노력은 조공외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트럼프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친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대통령실이 최근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미 대선 이전부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지난 2일과 9일 등 토요일에 세 차례 걸쳐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기를 놓고 뒷말이 나온다. 지난달 12일은 북한이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한국을 규탄한 다음 날이었다. 지난 2일은 대통령과 명태균 간 통화육성이 공개된 후였고 9일은 대통령이 두리뭉실한 사과를 한 이틀 뒤였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경제가 어려워 많은 국민이 신음하고 있다. 여야가 대통령의 라운딩으로 각을 세울 때가 아니다.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에 집안 싸움이나 하는 모양새라 꼴사납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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