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녹아있는 고택, 우리의 자산”

조봉권 기자 2024. 11. 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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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태 대한민국명품고택협회 회장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자 생각지도 못 했던 '스토리'가 쏟아졌다.

김주태 대한민국명품고택협회 회장은 이날 '이 시대 왜 고택인가? - 한국 고택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어릴 때부터 선친께 '너는 조견당을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는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도 고택을 보존하고 가꾸는 활동을 했고, 2022년 퇴직한 뒤 한옥체험업협회 회장 등으로 더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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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카데미 21기 21주차 강연- 김주태 한국명품고택협회장

- 경주 최부잣집·안동 임청각 등
- 고택에 서린 가치 생생히 전달

“강릉 선교장 이야기를 해볼까요?”

김주태 명품고택협회장이 지난 13일 롯데호텔부산에서 국제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


김주태 대한민국명품고택협회 회장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자 생각지도 못 했던 ‘스토리’가 쏟아졌다. 이런 게 우리 문화 유산과 자산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이구나 하는 감탄이 나왔다. 게다가 그 속에는 ‘정신’이라고 할까, 오랜 역사를 거치며 우리 문화 속에 쌓여 전해지는 가치관·정서·미의식이 녹아 있었다. 김주태 회장의 선교장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선교장은 우나나라 제일 큰 집이죠. 300칸이 넘습니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IOC집행위원 회의를 비롯해 VVIP가 모이는 회의를 이 집에서 세 번이나 했습니다.” 김 회장은 선교장이라는 한국 대표 고택의 역사·규모·외양에 머무르지 않았다. 선교장의 정신과 마음 그리고 원칙으로 들어갔다. “선교장 마당에 (강연용 화면을 가리키며) 저렇게 오래되고 키가 작은 능소화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전라도 나주에서 관동팔경 유람을 온 사람이 그만 병이 들어 죽을 지경이 되어 선교장에 몸을 의탁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야기를 이어 갔다. “선교장 사람들은 그 양반을 극진히 치료해 살려서 고향으로 돌려보냈고, 오랜 세월이 흘러 이 나주 양반이 죽을 때가 되자 선교장의 은혜를 잊지 못해 능소화를 보내주었는데 바로 저 나무입니다.” 150년쯤 전 러시아 공사가 선교장에 묵었다가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는 그 환대를 못 잊어 본국에 돌아간 뒤 러시아 재료와 일꾼을 선교장에 보내 건물 차양을 달아주었는데 지금도 선교장 건물에 그 차양이 설치돼 있다는 이야기도 김 회장은 들려주었다.

지난 13일 저녁 국제아카데미 21기 21주 차 강연이 롯데호텔 부산 펄룸에서 열렸다. 김주태 대한민국명품고택협회 회장은 이날 ‘이 시대 왜 고택인가? - 한국 고택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 들머리에 이렇게 요약했다. “소중한 우리 문화자산이 고택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로 표현할 수 있는 철학·원칙·정신이 녹아있다. 지킬 것을 지키고 간직함을 뜻하는 보수성의 회복 가치도 있다. 그리고 수백 년을 이어 온 고택은 글로벌 시대 (세계에 내놓을) 우리의 자산이다.”

언뜻 우리 고택에 관한 건축미학 강연이 아닐까 예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안동 임청각, 경주 최부잣집, 구례 운조루, 논산 윤증 선생 고택(명재고택), 강릉 선교장, 영월 조견당에 깃들어 있는 다채로운 인문 가치를 생생히 들려줬다. 운조루와 최부잣집이 이웃을 생각하며 공동체를 가꾸고 지킨 사연은 뭉클했다. 독립운동의 상징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거룩한 사연을 간직한 임청각 이야기는 눈물겨웠다. 영월 오지의 고택 조견당에 서린 품격과 배려의 마음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김 회장이 한국 고택을 살리고 가꾸는 일에 오랜 세월 온 힘을 기울이는 사연 또한 궁금하다. 김 회장은 강원도 영월의 고택 조견당을 일군 집안의 후손이다. 그는 1987년부터 MBC에 입사해 기자로 오래 활약했다. MBC 보도국 국제부장, 수원총국장, 인천총국장, 보도국장 등을 지냈다. ‘시사매거진 2580’으로 한국방송대상도 받았다.

“어릴 때부터 선친께 ‘너는 조견당을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는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도 고택을 보존하고 가꾸는 활동을 했고, 2022년 퇴직한 뒤 한옥체험업협회 회장 등으로 더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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