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너무 미안해", "미안하다 재림아". 예상하지 못한 이별은 어느 때고 갑작스럽지만 유독 고(故) 배우 송재림과의 이별은 주위에 먹먹함을 남기고 있다. 의욕적으로 올랐던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막 내린 지 불과 한 달 전이고, 독립영화 '폭락: 사업 망한 남자'까지 공개를 앞두고 있던 상황. 작품들을 남기고 떠난 그의 마지막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오늘(14일) 정오, 송재림의 발인식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모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유족들의 요청 속에 발인식은 언론을 비롯한 외부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송재림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9세. 점심 약속을 잡았던 친구가 송재림의 집을 찾았다가 고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A4 2쪽 분량의 유서가 남아있었다고. 갑작스러운 비보는 연예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황망함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도 빈소에는 다수의 배우, 스태프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근조화환을 보내며 송재림을 애도했다. 배우 김수현, 소지섭 등은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밖에도 배우 박하선, 박호산, 안우연, 온주완, 유선, 이윤지, 정일우, 최수영(소녀시대 수영)을 비롯해 방송인 장성규와 홍석천 등이 SNS에도 글을 남기며 송재림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미안함'을 고백했다. 최근까지 무리 없이 활동을 이어오는 것으로 비쳤던 송재림인 바. 그의 속앓이를 몰라준 것에 대한 사죄의 표현이었다.
모델로 데뷔해 2009년 연기자로 전향해 꾸준히 연기를 이어온 송재림이다. '꽃미남 라면가게'에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신드롬급 인기를 끈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차도남'이 아닌 '차궐남'으로 불리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후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등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을 넘나들었다. 또한 영화 '안녕하세요', '야차' 등에서도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화 '미끼', 드라마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에도 출연했던 그는 최근 독립영화 '폭락: 사업 망한 남자'와 시리즈 '우씨왕후'에 특별출연까지 이어가며 계속해서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무대에도 도전했는데 지난 4월 막 내린 연극 '와이프'와 지난달 13일 폐막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로 관객들을 만났다.
'베르사유의 장미'가 막 내린 지 불과 한 달 밖에 안 된 상황. 갑작스럽게 전해진 송재림의 비보가 애석함을 더한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송재림은 과거 같은 소속사에서 인연을 맺은 베테랑 매니저가 차린 신생 매니지먼트 회사와 최근 전속계약까지 체결해 의욕적인 행보를 다짐하기도 했던 터. 크랭크업한 '폭락: 사업 망한 남자'의 경우 내년 공개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고대하던 작품이 유작이 된 상황이 황망함을 더한다.
어떤 마음으로 마무리를 준비했던 것일까. 헤아림조차 미안함이 되는 상황. 송재림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조금 겉멋이지만, 내 장례식장에는 샴페인을 먹게 하고 싶다. 축제 같은 장례식이 되는 게 버킷리스트"라고 밝혔다. SNS 계정에도 '긴 여행'을 떠난다고 남기기도. 권주사 대신 묵념으로 그의 마지막 여정에 영원한 안식만이 있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