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韓대중음악 최전선에 서 있는, 영원한 마왕

조봉권 기자 2024. 11.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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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살아있다'의 부제는 '마지막 르네상스맨 신해철'이다.

고분고분하지 않으면서도 입과 귀에는 착 붙는 신해철의 노래는 한국 대중음악의 변화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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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살아있다- 지승호 지음 /목선재 /1만9000원

‘마왕은 살아있다’의 부제는 ‘마지막 르네상스맨 신해철’이다. 한국 문화계의 인터뷰 도사,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썼다. 지승호가 우리 사회 여러 사람을 인터뷰해 펴낸 책만 60권이 넘는다고 한다.

한국 문화판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닌 신해철. 올해는 그의 10주기이다. 국제신문 DB


이 책에서 지승호가 인터뷰한 사람을 살펴보자. 우선 강헌 음악평론가. 강헌은 워낙 관심 분야와 하는 일이 다양하고 해박해 딱히 음악평론가라는 직함에 가둘 수 있을까 싶기는 하다. 어쨌든 그는 생전의 신해철과 깊이 사귀었고 무척 친했음을 이 책에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아은 소설가·에세이스트, 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전상일시각공작소의 전상일 대표, 인디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다.


2024년은 신해철의 10주기이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서울대·연세대·서강대생으로 이뤄진 록 밴드 무한궤도의 일원으로 참가해 자신이 만든 노래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으며 세상으로 나왔다. 그때 충격과 환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와 친구들이 이 노래 앞에서 얼어붙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으로 충분하겠다. 그 뒤 그룹 넥스트(N.EX.T) 등으로 활동하며 그가 시대와 대중에게 끼친 영향은 컸다.

온통 사랑 이야기와 댄스 음악에 빠져 있던 가요계 주류 무대에서 ‘날아라 병아리’ ‘일상으로의 초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처럼 메시지·개성·철학 선명하고 가사에 멜로디까지 좋은 노래가 터져 나왔다. 고분고분하지 않으면서도 입과 귀에는 착 붙는 신해철의 노래는 한국 대중음악의 변화에 한몫했다. 신해철은 거기 머무르지 않았다. 음반 프로듀서, DJ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사회에 새로움을 채웠고, 부당함에 저항하며 필요할 때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거침없이 던졌다. 2014년 아까운 나이에 너무 일찍 죽었다. 그의 별명은 마왕이었다.

이 책을 통해 신해철을 좋아하는 이들이 신해철을 ‘대체 불가’로 곧잘 평가함을 알 수 있었다. 강헌 음악평론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냥 단순한 스타나 가수가 아니었죠. 신해철은. 어떤 의미에서 한 시대를 대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시대를 대변했고, 그리고 그 시대에 많은 어떤 표정들을 자신의 삶과 음악에 투영시켰고, 새롭게 창조해 냈고, 이런 면에서는 정말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여전히 최전선에 서 있는, 그런 대체 불가한 아티스트다,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구요. 이건, 그의 열광적인 팬이 아닌 사람도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 강헌은 이런 말도 했다. “(신해철이)책은 워낙 많이 읽었으니까요. 다독가고, 저보다 더 많은 범위의 책을 읽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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