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이 녹아 내려"...4160볼트 감전돼 두 번 사망 후 살아난 男, 무슨 일?

광산 채굴 작업 중 4160볼트 감전돼 심정지 두번...혼수 상태에서 깨어났지만 기억 잃었다가 차츰 되찾아, 자신의 경험담 공유하며 희망 전해

30대 한 남성이 4160볼트 전류에 감전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두 번 사망'한 후 살아난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미국에서 30대 남성이 4160볼트 전류에 감전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두 번 사망'한 후 살아난 사연이 공개됐다. 그는 이 감전 사고로 인해 두개골이 녹아내려 끔찍한 흉터가 남았다. 고통을 극복한 그의 여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용기를 전하고 있다.

2019년 9월,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 출신의 36세 광산 채굴 작업자 존 펜들턴은 작업 중 4,160볼트 전류에 감전됐다. 작업 중 고전압 전류가 오른쪽 머리를 통해 들어와 왼쪽 목으로 빠져갔다. 팔과 상체의 30%에 3도 및 4도 화상을 입었다. 뇌출혈, 두개골 골절, 외상성 뇌 손상도 나타나는 등 중상을 당했다.

즉시 웨스트 팜 비치 인근 외상센터로 옮겨졌고, 호흡곤란으로 인해 응급 기관 절개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마이애미 화상센터로 이송돼 9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존은 두 번의 심정지를 겪었다. 의료진이 그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했으나 두 차례나 심장이 멈춘 것이었다. 의료진은 그의 생존 가능성을 단 5%로 예측했다.

그 달 말, 존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당시의 사고 기억은 전혀 없었다. 그는 아내 티파니를 기억하지 못했으며, 사진을 통해 아이들의 얼굴을 다시 확인한 후에야 기억을 조금씩 되찾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자신의 생일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족의 존재와 자신의 기억을 점차 회복했다.

10월이 되면서 존은 여러 차례에 걸쳐 두개골에서 손상된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귀는 심각하게 손상되어 제거해야 했고, 왼쪽 귀의 40% 역시 잃게 됐다. 존은 "처음 거울을 봤을 때는 붕대가 감겨 있어서 내 머리 상태가 얼마나 나쁜지 몰랐다. 얼굴 오른쪽은 볼까지 화상을 입어 피부가 녹고 있었다. 붕대를 풀었을 땐 두개골이 보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의료진은 그의 피부 조직이 재생되지 않자 피부 이식을 결정했다. 그의 등 근육을 떼어내 머리에 덮는 12시간의 피부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존은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는 노력을 해서 걸을 수 있게 됐다.

11월에 퇴원 후 집으로 돌아온 존은 아직도 많은 치료와 관리가 필요했다. 아내 티파니는 켈로이드 흉터를 막기 위해 은질산을 사용해 매일 존의 머리를 치료해줬다.

2020년 이후 존은 사고 후 자신의 외모와 일터로 복귀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그를 본 아내는 겪은 이야기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자고 했고, 조금씩 마음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팟캐스트와 틱톡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지난 5년간 존은 목 움직임을 돕기 위한 레이저 수술 등 30회 이상의 추가 수술을 받았다. 여전히 머리에 움푹 패인 구멍으로 뇌 조직이 드러나는 부위가 있어 보호용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추가적인 뇌 손상을 막기 위해서다. 이미 다친 뇌 때문에 그는 감정 조절과 단기 기억이 어려워졌지만, 존은 "뇌 손상이 삶을 멈추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고와 상처를 수용하며 현재의 삶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다.

4000볼트 이상의 고전압 감전,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은?

사람이 4000 볼트의 전류에 감전되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을까. 이만큼의 고전압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220볼트 가정용 전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때문에 감전의 영향은 단순한 전기 충격을 넘어선 극심한 신체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존이 감전을 당한 4160볼트는 일반적으로 위험한 전압으로 분류되는 1000볼트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극도의 주의가 필요한 수준이다. 전압이 인체를 관통할 경우 전류가 흐르는 경로가 두뇌와 심장, 신경계를 지나게 돼 극심한 신체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머리와 목, 상체를 관통한 경우 치명적인 뇌 손상과 심정지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고전압 감전은 피부와 내부 조직에 심각한 화상을 남긴다. 감전으로 인한 화상은 일반적인 화상과 달리 전류가 피부와 내부 조직을 순식간에 지나며 내부에서부터 타들어가게 된다. 사연의 존도 이로 인해 두개골이 노출될 정도의 3도 및 4도 화상을 입었다.

3도 화상은 피부의 모든 층을 파괴하고 신경과 혈관까지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해당 부위의 감각을 상실하거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4도 화상은 뼈와 근육, 심지어는 장기까지 손상시키는 상태다. 조직이 재생되지 않아 광범위한 피부 이식과 근육 재건 수술이 필요하다.

고전압이 두뇌를 통과할 경우 뇌출혈, 외상성 뇌 손상, 기억상실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전류가 뇌 조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면 기억, 감정 조절 등 뇌 기능이 장기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존이 기억을 잃은 것도 이때문이다. 고전압에 노출된 혈관은 타버리기 쉽고, 이는 혈액 공급을 차단하거나 심각한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존 또한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고 광범위한 피부 이식을 필요로 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