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님 감사합니다" 동생 살해 60대의 소름 돋는 인사…왜?

"형사님 감사합니다."

2년 전 동생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A(63)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형사에게 던진 말이다.

사건 초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 자살로 종결한 당시 형사팀을 향한 인사다.

청주지방법원 형사2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14일 A씨의 상해치사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건 초기 수사팀장이었던 B 경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수사팀은 '타살이 의심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도 탐문 수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1년 만에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B 경감에게 당시 불송치 결정 이유와 주변 이웃 탐문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B 경감은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점을 후회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증인신문에서 B 경감이 부실 수사를 인정하자, A씨는 "팀장님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동생이 자해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있고,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죄가 합리적인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 3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자택에서 동생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사건 초기 단순 자살로 종결 처리됐다가 검찰의 재수사 지시에 따라 담당팀을 바꿔 다시 수사한 결과 2년 만에 살인 사건이었음을 밝혀냈다.

B경감과 당시 수사를 맡은 C경장은 각각 감봉 3개월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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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CBS 최범규 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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