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앱으로 30초 만에 OK…구멍 뚫린 ‘위고비’ 처방
[앵커]
오늘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현재 위고비는 쉽게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엄격한 기준과 절차가 필요한 이 약이, 비대면 진료 앱에선 누구나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 논란입니다.
주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2년간 체중이 20kg 늘었습니다.
이직 후 잦은 회식으로 부쩍 살이 찌면서 체질량지수는 고도비만 수준인 38.97까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비만 환자인 김 씨도 '위고비' 처방은 쉽지 않았습니다.
[김○○/고도비만 환자 : "유명 인사들이 많이 혜택(감량 효과)을 봤다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기대감에 차 있긴 했죠. 동네 내과에 한 번 찾아가게 됐는데, 최근 출시된 약이다 보니 물량도 없고 부족해서 (못 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병원에서 구하지 못한 위고비를 비대면 진료 앱에서 금세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도 같은 앱을 이용해 직접 처방을 요청해 봤습니다.
키, 몸무게 같은 기본 정보조차 묻지 않은 채 약이 바로 처방됐습니다.
[비대면 진료 의료진/음성변조 : "위고비 처방 원하시는 거죠? 3개월까지 가능하신데 얼마나 해드릴까요? (처음 맞아봐가지고….) 한 달치 먼저 써보시고요. 다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이처럼 온라인에선 쉽게 처방되다 보니, 비만 치료가 아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후기가 넘쳐납니다.
식약처가 제시한 위고비 처방 대상은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 등입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형진/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미용 목적사용 시)지방뿐만 아니라 더 많은 근육이 줄어듦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인, 대사적인 혹은 심혈관 질환의 치료 목적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오남용 우려가 커지자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에서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치료제의 처방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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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지 기자 (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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