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거래’ 의혹 김영선 전 의원 구속심사 마쳐

창원/김준호 기자 2024. 11. 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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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 등 호송차 타고 창원교도소로 이동 예정
법원, 구속 여부 결정하기까지 대기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영선 전 의원 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출석하고 있다./창원=김동환 기자

‘공천 거래’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영선 전 의원이 14일 오후 6시쯤 창원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왔다.

창원지법 영장전담 정지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치자금법 혐의를 받는 명씨와 김 전 의원, 또 이들에게 공천 대가로 돈을 건넨 지난 2022년 경북·대구 지역 예비후보인 배모씨와 이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김 전 의원은 4시간여 만에 이씨와 함께 먼저 법정을 빠져 나왔다.

김 전 의원은 법정을 나와서는 취재진에게 “충분히 이야기했다”는 입장만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앞서 법정에 출석할 때 “언론인 여러분들이 검찰을 너무나 흔들고 있다. 정치적인 구속영장이 아닌가 싶다”며 “성실하게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가족과 연락을 끊고 잠적해서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고 했는데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아니다”라고 했다.

명씨에 대한 심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명씨 등 피의자 4명은 심사를 마치면 법원에서 차로 약 23km 떨어진 창원교도소로 이동해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게 된다.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2022년 8월~2023년 11월 세비 7600여 만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이 2022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그에 대한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명씨의 구속영장에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대통령 부부 및 측근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 덕분에 김영선이 전략공천을 받고, 향후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세비를 교부받은 것”이라고 적시했다.

김 전 의원은 세비 등 금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 전 의원이 스스로 국회의원의 지위를 포기하고, 명씨가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묵인하고, ‘공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명씨에겐 공천 대가로 지방선거 예비 후보이던 배씨와 이씨로부터 각각 1억2000만원씩 받았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명태균 씨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중 휘청거리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검찰은 “명씨가 국민의힘 당대표(이준석), (윤석열) 대통령 후보 부부 등 정치인들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4선 국회의원인 김영선을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고 싶어 하는 지역 사업가들로부터 2억40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이라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명씨 측 변호인은 20쪽 의견서를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명씨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당시 김 전 의원이 사후 정산 목적으로 선거 비용을 차입하려 했고, 회계책임자만이 수입과 지출을 할 수 있어 담당자인 강혜경씨가 명씨로부터 6000만원을 빌렸다”며 “명씨는 이 돈을 지난 1월 강씨로부터 변제받았을 뿐 검찰의 범죄사실과 같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 세비 절반이 전달된 경위에 대해서는 “김 전 의원은 선거보전비용이 입금되면 빌린 돈을 정산하려 했고, 세비 반이라도 떼서 우선 급한 대로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명씨에게는 피 같은 돈이었기에 자신부터 우선 달라는 취지로 강씨에게 말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심사 때 명씨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명씨가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 등 증거를 인멸했고, “휴대폰을 아버지 산소에 묻었다” “다 불태워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향후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반면 명씨는 “포렌식 업체 사장이 휴대폰 잠금을 못 푼다.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는 사실확인서와 휴대폰 교체 내역을 추가로 제출하며 증거인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명씨가 지난 3월 양쪽 무릎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고,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할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의 영장심사에서도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은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의뢰한 지난 1월 3일 무렵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를 모두 교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한 바 있다. 또 “선관위의 조사가 진행되자 진술 회유, 말 맞추기 지시 등 진술을 오염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했다.

네 피의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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