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없는 평이한 난이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떨어질 듯 [2025 대입 수능]
국어·수학 6월 모평보다 어렵지 않아
“공교육만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 시험”
만점 많을 듯… “최상위권 1∼2점 좌우”
수학 ‘미적분’은 2023년보다 어렵게 출제
‘확률과 통계’ 선택과 표준점수 차 클 듯
“우리 딸 파이팅”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가족의 배웅을 받고 있다. 킬러문항을 배제한 2년차인 올해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최상수 기자 |
지난해 수능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50점, 수학 148점에 달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가 받는 최고점이 올라가고 시험이 쉬우면 최고점이 내려간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145점 이상은 어려운 시험, 135점 이하는 쉬운 시험으로 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올해 6월 모의평가도 국어 148점, 수학 152점의 ‘불시험’이었다. 반면 9월 모의평가는 국어 129점, 수학 136점으로 최근 몇년간의 시험 중 가장 쉬운 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제경향 브리핑을 진행한 EBS 교사단은 물론 입시업계 모두 이번 수능 국어·수학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국어)는 “공교육을 통해 학습한 기본적 독해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며 “9월 모의평가보다 선지 체감난도가 높아진 문항이 있지만 9월보다 수험생들의 준비가 더 됐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체감난도는)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수능 끝”… 환한 수험생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경기 수원시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두 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으로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킬러문항을 배제한 2년 차인 올해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뉴시스 |
문제는 이번 수능이 의대 증원 여파로 상위권 ‘N수생’의 재도전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입시업계에서는 평이한 수준의 난도로는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수능 최고점자는 국어 64명, 수학 612명이었으나 이번 수능과 유사하다고 평가되는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 4478명, 수학은 기하(136점)와 미적분(135점) 만점자를 더해 4736명이었다. 이는 2025학년도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제외) 신입생 모집인원(461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시험에선 최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문항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아서 만점자도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
종로학원은 “국어·수학은 최상위권 의대 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정도의 수준으로 출제됐다. 의대는 국어·수학에서 거의 만점에 준하는 점수가 요구될 수 있다”며 “원점수로 고득점을 받더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도 “총점으로 합격을 결정하는 정시모집 특성상 ‘한 줄로 세우는’ 변별력은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최상위권은 1∼2점, 실수가 변별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EBS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지문 자체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아 지난해 수능보다 쉽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1등급 비율도 두 시험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수능은 1등급이 4.71%에 그쳐 까다로운 시험으로 평가됐고, 올해 9월 모의평가는 1등급 10.94%인 평이한 시험이었다. 메가스터디교육과 이투스에듀 등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반면 종로학원은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전반적으로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라며 “일부 수험생은 (수시모집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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