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고독한 줄 알았던 비단뱀, 동료에게 찰싹 붙는다

박정연 기자 2024. 11. 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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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
비단뱀도 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고독한 포식자'란 이미지를 가진 동물인 비단뱀은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살을 맞대는 등의 사회적 행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순한 성격으로 파충류 중 인기가 있는 비단뱀은 보통 단독 사육되지만 사실은 동료와 함께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14일 학계에 따르면 노암 밀러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행동생태학 및 사회생물학회지'에 8일 발표했다. 

최근 학계에선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뱀의 사회적 행동을 밝히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작은 방울뱀이 동료 방울뱀과 유년기 시절이나 추운 겨울을 함께 보내고 따뜻한 계절에는 활달하게 교류한다는 점 등이 밝혀졌다. 비단뱀은 이러한 연구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연구팀은 비단뱀이 동료와의 사회적 활동을 선호하는 습성을 지녔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환경을 마련했다. 비단뱀 여러 마리가 충분히 쉴 수 있는 분리된 쉼터가 6개 설치된 대형 플라스틱 우리에 6마리의 비단뱀을 넣고 10일 동안 관찰했다. 

분석 결과 우리에 들어간 비단뱀은 한 쉼터에 한데 뭉쳐 60%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 연구팀은 비단뱀이 특정한 쉼터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보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단뱀들이 모여든 쉼터를 제거했다. 비단뱀들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내 함께 웅크릴 다른 쉼터에 자리를 잡았다. 

연구팀은 수 년에 걸쳐 서로 다른 어린 비단뱀 집단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실시했다. 한 실험에선 두 비단뱀을 다른 쉼터에 분리해두자 두 비단뱀은 혼자서 똬리를 트는 대신 서로 엉겨붙어서 똬리를 만들었다. 

비단뱀들은 또 우리 안을 탐험할 때 종종 함께 움직였다. 수컷이 암컷보다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었지만 항상 동료인 암컷의 곁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비단뱀의 이러한 행동이 사육된 환경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야생의 비단뱀 또한 동료와 무리짓는 특성을 선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단뱀은 비교적 많은 양의 먹이를 먹은 뒤 가만히 앉아 소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리 간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일부 사람들은 특정한 종류의 뱀이 사회적이지 않다는 선입견을 갖고 비단뱀을 고립된 상태로 사육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연구한 모든 뱀 종은 매우 사회적이며 고독과 무리짓는 것에 대한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항상 무리짓는 것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07/s00265-024-03535-7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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