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제지 속 링크 접속하니 ‘특검 촉구 집회 안내’…“수사의뢰”

평가원 “문제지 공개 뒤 악의적 이용”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시험지에 표시된 인터넷 주소 링크의 페이지 갈무리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지에 포함된 링크 주소가 한동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 안내 누리집에 연결돼 논란이 인다. 문제를 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문제지가 공개된 이후 누군가 악의적으로 한 것”이라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문제의 링크 주소는 수능 1교시 국어영역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문항 지문에 포함돼있다. 온라인 실시간방송 스크립트로 구성된 지문에는 방송 진행자가 ‘플러그와 콘센트의 발명과 변화과정’을 소개하는 링크 주소(https://k34imj.co.kr/1fjg)가 포함돼있다. 이 링크 주소는 한동안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2024.11.16(토) 16시30분 광화문앞 대로”라는 집회 안내가 적힌 누리집으로 연결됐다.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40~43번 문항 지문 일부.

이같은 사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해당 누리집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관계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입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됐다가, 오후 5시께에는 집회 관련 내용이 완전히 삭제됐다.

평가원은 이후 보도자료를 내어 “해당 누리집은 출제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누리집으로 집회 안내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며 “모든 국민의 관심사인 수학능력시험의 출제 문항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교육적인 목적으로 대외 공개한 출제 문항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임의 사용한 것에 대해 평가원은 수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누리집은 문제지가 공개된 이후 누군가가 링크 주소에 해당하는 도메인을 구입해 누리집을 연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해당 도메인은 원래 소유자가 없던 도메인으로, 누군가가 도메인을 오늘 구입한 뒤 누리집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세한 진상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