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천 명창 "'정년이' 고마워"…"여성국극 무형유산 됐으면"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저는 '정연이'가 고마워요. 제 과거가 그려지는 것 같아요."
서울시 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 이옥천 명창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국가유산진흥원 여성국극 원로배우 출연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 차담회에서 tvN 인기 드라마 '정년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 명창은 자신의 어릴 때 모습을 주인공 '정년이'에서 발견했다. "11살 때 또 가요 대회에서 1등을 해서 가수 생활을 잠깐 했는데 그 가수 생활을 한 것까지 실려서 완전히 실제 인물을 표현했다"며 "(드라마에) 내가 들어가 있어 너무 고맙고 그 '정년이'로 인해서 우리 국극이 많이 알려져 더없이 고맙다"고 전했다.
여성국극은 소리와 춤, 연기가 종합적으로 구성된 극으로, 1948년 명창 박록주 선생이 '여성국악동호회'를 설립해 활동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여성국극은 한국전쟁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948~1969년 화랑여성국극단, 삼성여성국극단 등 25개 정도의 여성국극단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임춘앵, 조금앵 등 '원조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스타들이 배출됐고 영화와 텔레비전 대중화 전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옥천 명창, 남덕봉 여성국극 원로 배우, 이미자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부이사장은 tvN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12월3일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여성국극 특별 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傳說)이 된 그녀들' 무대에 오른다.
홍 성덕 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남덕봉 배우, 이미자 부이사장 모두 드라마 '정년이'를 통해 여성국극 전성기를 떠올렸다.
남성 역을 주로 맡은 남덕봉 여성국극 원로 배우는 "이옥천 씨한테는 그 주인공 같은 매력이 철 넘치지만 저는 여자를 겁박하는 매력이 넘찬다"며 "'정년이'를 보면서 옛날 기억이 새롭고 '나도 옛날에 저런 일이 있었는데' 하는 그런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도 "그 '정년이' 프로그램을 방송국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청년으로 인해서 지금 여성국극이 또 활발하게 인기가 있어 그 프로그램을 굉장히 내가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보면서 좀 아쉬웠던 점은 여성국극이 왜 생겼는가. 팬들이 여성국극을 왜 좋아하게 됐는가 그 과정이 더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분명하게 여성국극에 대한 그림이 더 나왔으면 하지만 그래도 잘 보고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우들은 영화와 텔레비전 대중화 후 쇠퇴한 여성국극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남덕봉 배우는 "여성 국극단이 안방극장 TV가 생기는 바람에 지금 많이 없어졌다"며 "여성 국극단에게 입단하게 되면 창, 연기 무용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며 실력 있는 배우 부족으로 자신이 악역만 맡게 된 상황을 전했다.
홍 이사장은 "여성 국극은 여성이 남자 역을 하는 게 매력"이라며 "여성 중에 이 남자 주인공을 하나 뽑으려면 엄청나게 어렵고 힘들다. 외모도 좋아야지 소리도 잘해야지 춤도 잘 추고 연기를 잘 해야 하는 등 네 가지를 잘해야 그 배우를 남자 주인공을 뽑았다"고 했다.
이 명창도 "여러 극단이 생겨난 이후 연기, 노래, 춤 모두 갖춘 실력 있는 배우가 부족해지면서 국극이 쇠퇴했다"며 "현재 판소리꾼 가운데 훈련해 국극 명맥을 이어가지만 보다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중국과 일본처럼 여성국극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기대했다.
홍 이사장은 "우리 국극 배우들이 편하게 공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며 "여성 국극단이 나라에서 인정받는 (국가지정무형문화유산) 종목 단체가 됐으면 좋겠다. 중국 '월극'처럼 유네스코 무형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傳說)이 된 그녀들'은 국가유산진흥원이 tvN 드라마 '정년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여성국극단'을 주제로 한 특별 공연이다. 원로배우와 신진 배우가 함께하는 무대로 '여성국극단; 원형을 재조명한다.
이번 공연에서 1부는 홍성덕, 이옥천, 허숙자 등 원로 배우들을 초청해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다. 2부에서는 여성국극 ‘선화공주’ 무대가 펼쳐진다. '선화공주'는 1950년대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 중 하나로, 백제의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가 고난을 극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는 작품이다.
서동 역할로 김금미 배우, 선화공주 역할로 박지현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이미자와 남덕봉 원로 배우는 각각 극중 악역인 '석품'과 감초역할 '길치'를 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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