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노리는 K게임 부산 총출동

지스타 2024 벡스코서 개막
넥슨·웹젠 등 1375개사 참가
"대작 미리 경험" 인산인해
주요 신작 80%가 해외 겨냥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 의장
"웹툰·드라마 게임으로 확장"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지스타는 17일까지 나흘간 국내외 게임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다양한 신작 게임과 관련 기술을 소개한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인 '지스타(G-STAR) 2024'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참여 기업 수는 1375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스타의 메인 전시인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는 메인 스폰서인 넥슨이 300개 부스 크기의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신작 게임 '오버킬' '슈퍼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을 관람객에게 시연했다.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하이브IM 등 주요 게임사들도 다양한 장르의 미공개 신작을 선보여 게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각 사가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야심 차게 개발 중인 대작을 미리 경험해보려는 관람객들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를 거쳐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연 공간 앞에는 개막과 동시에 관람객 줄이 길게 늘어서며 대기 시간이 120분을 훌쩍 넘어섰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도 이번 지스타에서 첫 시연을 하며 국내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올해 지스타 출품작들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작품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주요 국내 게임사 7곳이 출품한 작품 20여 종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16종이 글로벌 출시가 확정됐거나 글로벌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대표적이며, 크래프톤 또한 이번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하는 슈팅 게임 '프로젝트 아크'를 포함해 글로벌향 신작 5종을 이번 지스타에 들고나왔다. 그만큼 게임사들에는 해외 시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게임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증가를 위해선 시장 확대가 절실하다.

넷마블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역할수행게임(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STAR DIVE'를 지스타에서 선보였다. 특히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역 선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해외에서의 성과가 중요하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이날 "게임 산업은 매번 반복해서 성장과 지체를 겪어 왔다. 지금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며 현재 업계 상황을 진단했다.

방 의장은 현재 게임 흐름으로 모바일·PC·콘솔 등을 오가며 즐기는 '멀티 플랫폼'과 웹툰·드라마 등 뛰어난 IP를 발굴해 게임으로 확장하는 '트랜스 미디어'를 꼽았다. 넷마블이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3억회를 기록한 카카오페이지의 대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해 출시한 동명의 게임이 2주 만에 다운로드 2000만회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방 의장은 "한국은 글로벌에 통용될 만한 좋은 IP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한 IP의 세계관을 새로운 스토리로 연계하고 재창작해 출시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 외에도 이날 김정욱 넥슨 대표, 권영식 넷마블 대표, 김태영 웹젠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등이 현장을 찾았다.

한편 지스타에 처음 참가한 카카오게임즈 산하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포함해 그라비티, 웹젠, 하이브IM 등 게임사도 각 사가 내년 출시를 위해 개발 중인 작품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의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 운영사 밸브코퍼레이션도 지스타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스팀은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에 참여해 인디 게임 알리기에 나섰다. 스팀은 독창적인 인디 게임 개발사 60여 곳의 게임을 밸브코퍼레이션이 개발한 휴대용 게임기 '스팀덱'을 통해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