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과 이노베이션, 변화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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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한자로 표현하면 '革新'으로, '가죽을 벗겨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반면 영어의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새롭게(nov)' 한다는 의미로, 한자식의 혁신에 비해 변화의 정도가 작다.
혁신과 이노베이션은 변화의 비중을 말하고 적절한 실행 순서에 따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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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한자로 표현하면 '革新'으로, '가죽을 벗겨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영어의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새롭게(nov)' 한다는 의미로, 한자식의 혁신에 비해 변화의 정도가 작다.
그러나 혁신보다 더 강력한 개념이 있는데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이다. 이는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낸다'는 의미로, 실행하기에 너무 어렵다. 변화가 필요할 때 지나치게 강한 주장을 하면 실행이 힘들어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골탈태는 매우 비현실적인 개념이고, 가죽을 벗기는 정도의 혁신이나 단순한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노베이션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혁신을 해야 하고, 언제 이노베이션을 선택해야 하는가? 환경의 변화에 상관없이 조직이나 개인의 경쟁력을 모두 A, B, C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A등급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항상 호황을 누리고, B등급은 외부 환경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C등급은 언제나 불황이다. B등급이 A등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노베이션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지만, C등급이나 스타트업과 같은 새로운 진입자가 A등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대학의 사례를 들어보자. 최근 학령인구의 감소가 대학들에 심각한 문제를 안기고 있다. 그런데 국내외 A급 명문 대학들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B급과 C급 대학들은 정원 미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원생들이 줄어들어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잘못된 분석이다. 근본적 문제는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연구와 교육'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학령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요즈음은 대학 졸업 후에도 석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빨리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학의 다양한 과정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500여 년 전 공자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품었고 30세에 완성했다'고 했는데 요즈음과 같은 세상에서는 맞지 않는 얘기다. 공자도 오늘날 태어났으면 15년이 아니라 평생 공부를 해도 학문을 완성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평생학습의 시대에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제대로 제공한다면, B급이나 C급도 A급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 물론 A급도 지속적인 혁신과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 혁신대학 랭킹(WURI)' 콘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렸다. 전 세계에서 대학총장 등이 참석해 대학의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발표를 들어보면 혁신과 이노베이션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 대학이라도 장기적으로는 혁신, 단기적으로는 이노베이션을 해야 한다. 물론 아주 어려운 상황을 단시일 내 돌파하려면 혁신을 먼저 할 수 있다. 혁신과 이노베이션은 변화의 비중을 말하고 적절한 실행 순서에 따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대학의 역할이 과거보다 미흡하고 대학은 사양산업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 대학의 문제는 수요 측면을 탓할 것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의 혁신과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빠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학들의 노력이 결국 사회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문휘창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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