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이사회의 책임성과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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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기업 밸류업 움직임이 속속 구체화되던 일본에서는 회사 홈페이지에 이사회 구성원의 회의 사진을 공개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사회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주주를 위한 책임성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연간 정기보고서 공시를 통해야 이사회 구성원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주주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존재감이 없는 이사회라면 회사가 아무리 건실한 사업을 하더라도 주가는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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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기업 밸류업 움직임이 속속 구체화되던 일본에서는 회사 홈페이지에 이사회 구성원의 회의 사진을 공개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사회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주주를 위한 책임성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상장회사의 홈페이지에 이사회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표이사 인사말이 있고 경영진 명단은 있어도 IR 카테고리에조차 이사회에 관한 정보는 없다. 연간 정기보고서 공시를 통해야 이사회 구성원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굳이 자세히 알리지 않은 이유는 이사회가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최근에 고려아연, 두산밥캣 등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여러 결정들이 이사회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작년 주가가 급등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유상증자 사실을 장 마감 한참 후에 올빼미 공시를 통해 알렸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 인수를 위해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되는 규모를 유상증자하겠다는 발표였다. 다음 거래일에 주가는 23% 떨어졌고 증자 규모, 목적에 대해 주주의 비난이 쏟아졌다. 상장한 지 2년도 안 된 터라 대주주 보호예수가 끝나지도 않은 주식의 보호예수를 굳이 풀어준 거래소에 대한 비판까지 나왔다.
대표이사, 공장장, 관리본부장, 공대 교수 출신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주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을지 의문이다. 1명에 불과한 사외이사가 회사 경영진과 동일체인 사내이사를 견제하기 역부족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주 돈을 동원하는 제이오 인수는 회사의 실적에는 중립적일 수 있지만 주주에겐 엄청난 악재였다.
기업에 투자할 때 재무제표, 실적뿐만 아니라 이사회와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주주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존재감이 없는 이사회라면 회사가 아무리 건실한 사업을 하더라도 주가는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수페타시스 역시 이익성장률은 양호했던 '밸류업 지수' 편입 기업이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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