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등돌린 외국인 [종합]
외국인 12일 연속 순매도…시가총액 200조원대로 '털썩'
HBM 경쟁력·트럼프 당선 우려에 연일 약세
"하락폭 과해" vs "당분간 매수하지 말아야"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4만원대로 추락했다. 4년5개월 만이다. 시가총액도 20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14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1.38%) 밀린 4만9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5만2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오전 한때 2.37% 상승한 5만18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마감 전 동시호가 때 매물이 쏟아지며 4만원대로 밀렸다. 2020년 6월 15일(종가 4만9900원) 이후 4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97조892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월11일 장중 8만8800원, 시총 530조원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4개월 만에 시총 230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린 모습이다. 9월 이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날은 3거래일에 불과하다. 또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3조1754억원에 달한다. 개인은 홀로 2조9367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기관은 192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4(6세대 HBM)를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과 양산에 모두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북미 고객사의 HBM3E(5세대 HBM 품질 검증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힌다"며 "4분기부터 HBME3 8단 제품이 본격 출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8단 제품에 대한 수급이 타이트해진 상황이며 북미 고객사 입장에선 공급사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원가 절감을 위해 삼성전자의 HBM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점도 부담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손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과거 트럼프 당선인은 보조금 지급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관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보편관세 10~20%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관세율을 6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공약이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인 중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향후 주가에 대해선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먼저 낙관론자들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돌 정도로 주가가 과하게 하락해 더 이상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신규 진입자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수요 전망에 대한 조정이 과하게 주가에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과거 수익성과 비교해도 과도한 하락이라는 판단"이라며 "전날 종가(5만6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66%에 달하기 때문에 '매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8만4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주가가 반등할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보다 6개월 앞서 움직인다. 업황 둔화 우려를 반영해 지난 8월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내년 하반기는 돼야 추세적 반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중 주가가 고점일 때 SK하이닉스는 PBR 2.7배까지 치솟았지만, 삼성전자의 PBR은 1.6배에 그쳤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산술적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6000원선까지 내려가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오르려면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업황이 좋아져야 하는데 모두 당장 실현되긴 어려워 연말까지 삼성전자의 매수를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영기/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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