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극복한 내수 부진…K푸드 3분기 성적표 들여다보니
국내 주요 식품사가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과 바이오 등 비식품 사업의 호재로 부진한 실적을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식품이 추후 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사 1위 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대한통운 제외 기준 매출 4조6204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0.4% 늘어난 2764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 사업이 부진했으나 해외 식품과 바이오로 이를 만회했다. 식품 사업 전체 매출은 2조9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국내는 1조5690억원으로 6% 감소했으나 해외에서 5% 늘어난 1조4031억원을 거뒀다. 국내에선 유통 경기 부진에 따라 일부 매출이 감소했으나 유럽(+40%), 오세아니아(+24%), 북미 만두(+14%)·피자(+11%)가 성장세를 보였다. 또 바이오 사업 매출이 1.1% 늘어난 1조694억원을 거두며 국내 식품 사업 손실분을 메웠다.
대상은 매출 1조1118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0.2% 줄었다. 김치, 소스, 편의식, 김을 비롯한 핵심 품목의 수출과 해외 사업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역성장을 최소화한 배경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푸드플레이션으로 내식이 늘면서 편의식, 소스 등의 수요 증가도 한 몫을 했다. 바이오 사업은 전분당과 바이오 스페셜티, 대체당, 특화전분 글로벌 시장이 확대됐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1조784억원,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7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로 나눠보면 국내 사업 매출은 1.7% 줄었고 글로벌 사업은 4.4% 늘었다. 해외에선 인도 건과와 기타 법인 성장이 매출에 기여했다. 인도에서 초코파이 수요가 늘면서 건과 매출이 9.4% 증가했다. 국내에선 빼뺴로와 헬스앤웰니스 제품이 잘 팔렸지만 강우일수 증가로 빙과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연매출 '3조 클럽'에 입성한 롯데칠성음료는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한 매출 1조650억원을 거뒀다. 롯데칠성은 국내에선 긴 장마와 내수 둔화로 영업 환경이 악화했지만 글로벌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매출은 3510억원으로 359.5% 늘었다. 50여개국에 진출한 음료 '밀키스', '알로에주스' 등 음료 수출도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라면기업은 해외 비중에 따라 희비가 더 뚜렷하게 갈렸다. '불닭'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은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 4389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01%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이 43% 늘어난 3428억원을 거두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로 증가했다. 해외 판매 법인을 중심으로 한 현지 맞춤형 전략과 미국과 유럽 내 불닭 인기 확산이 매출로 이어지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농심은 내수와 중국에서 부진을 수출과 해외 법인 성장으로 만회했다. 농심은 3분기 매출 8504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32.5% 감소한 수치다. 수출은 33.5% 늘었고 미국(+1.4%), 일본(+20.3%), 호주(+15.4%), 베트남(+20.4%)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국내에선 경기 둔화로 스낵 부문 6.6%, 음료 13.8% 줄었고, 중국에선 소비 침체와 온라인 채널 부진으로 21% 줄었다.
해외 사업 비중이 가장 적은 오뚜기의 3분기 매출은 90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다. 영업이익은 23.4% 감소한 635억원이다. 오뚜기는 해외 부문 매출과 이익이 소폭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 증가가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또 판매비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줄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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