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COP29 대표단 갑자기 철수···트럼프 당선 영향?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 파견됐던 아르헨티나 대표단이 13일(현지시간) 갑작스레 철수했다. ‘트럼프 귀환’이 기후위기 대응에 드리운 먹구름이 한층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르헨티나 외무부, 환경부 관계자들은 COP29 개막일인 11일부터 개최지인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회의에 참석했으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갑작스레 자국으로 복귀했다고 CNN이 아르헨티나 외무부 소속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복귀 지시의 구체적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외신은 밀레이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에 꾸준히 부정적이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지난해 선거를 앞두고 “기후변화는 사회주의자의 거짓말”이라고 말했고, 당선 후인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천연자원을 합법적으로 착취해 부자가 된 부유한 국가들이 자신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가난한 국가들을 그들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환경오염)를 이유로 처벌하고 경제발전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친트럼프’ 성향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재임 1기 동안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이날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엘파이스는 다만 아르헨티나 대표단 최선임자인 아나 라마스 환경부 차관보가 “(철수가) 파리협정에서 아르헨티나가 탈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대표적 친트럼프 지도자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역시 전날인 12일 “우리는 천연가스, 석유,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유지하면서 녹색 전환을 진전해야 한다”고 말해 화석 연료로부터의 적극적 전환 기조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그(전환) 과정에서 우리 산업이나 농업을 희생할 수 없다. 비현실적인 할당량이나 부담스러운 규제를 농부와 기업에 부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글로벌 싱크탱크 커먼 이니셔티브의 오스카 소리아 아르헨티나 국장은 “(아르헨티나는) 기후 위기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국가”라며 “순전히 이념적이고 국익에 반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COP29 현장을 방청 중인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대선의 영향으로 많은 국가들이 (기후 대응) 리더십을 보이는 데 주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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