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만원" 골프장 안 가도 되겠네…2030에 '인기 폭발'
그린피 비싸봤자 만원
클럽은 하나면 충분
MZ도 반한 파크골프
'공원+골프' 합성어…日서 40년 전 탄생
한국 2000년 들어와…회원수 매년 급증
노년층 전유물?…손자·손녀와 함께 즐겨
경기 방식 비슷하지만, 공 크기·클럽 달라
화천·안동 등 지자체 파크골프 육성 나서
100만 명.
전국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의 수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협회 등록 회원은 14만 명(14만2664명)을 넘어섰다. 2020년 회원 수가 4만5478명이었으니 3년 만에 213.8% 급증했다. 100만 명은 비공식 파커를 포함한 업계 추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파크골프는 최근엔 중장년층을 넘어 20·30대도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파크골프 인구가 늘면서 파크골프장 수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398개. 2020년 254개에서 3년 새 급증했다. 파크골프 수요가 늘고 대회 유치 경쟁이 펼쳐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파크골프장 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조만간 전국 골프장 수(522개)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갑툭튀’ 파크골프, 어디서 왔니?
파크골프는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파크골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84년 일본 홋카이도의 마쿠베츠라는 마을에서 시작됐다고 하니 올해로 40년째다. 파크골프 창시자인 마에하라 아츠시(일본)는 자신이 집 근처에 버려진 유휴지 천변의 활용 방법을 고민하다가 평소 즐기던 골프를 변형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만들었다고 한다.
파크골프가 한국에 소개된 건 불과 20여 년 전 일이다. 2000년 6월 경남 진주시 상락원(노인복지회관) 내 천연잔디 필드 8264㎡ 면적에 6홀 규모로 처음 들어섰다. 대한파크골프협회도 2021년 상락원을 국내 파크골프의 시발지로 공식 인정했다. 정식 규격(9홀)에 맞는 구장은 그로부터 4년 뒤에야 만들어졌다. 2004년 문을 연 서울 여의도 한강파크골프장이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강파크골프장은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성지로 불린다.
노년층만의 스포츠로 여겨진 파크골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일반 골프에 비해 체력이나 유연성이 많이 요구되지 않으면서도 운동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다. 비싼 그린피에 지친 골퍼들도 하나둘씩 파크골프로 넘어오고 있다. 박성희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접근성이 좋고 누구나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그린피에 대한 부담으로 이탈한 골퍼들의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채 한 자루면 준비 끝
파크골프의 경기 방식은 일반 골프와 비슷하다. 4인 1조(대회 기준)로 플레이하며 출발 지점부터 홀을 향해 공을 치며 코스를 도는데 가장 적은 타수로 경기를 끝낸 사람이 승리한다. 한 홀의 길이가 40~150m로 일반 골프장에 비해 훨씬 짧지만 파3(40~60m), 파4(60~100m), 파5(100~150m)로 코스가 구성된 건 일반 골프와 같다.
골프와의 가장 큰 차이는 장비다. 최대 14개 클럽을 사용하는 일반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나무로 만든 길이 86㎝, 무게 600g 이하의 클럽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 클럽은 ‘로프트’(클럽에 공이 닿는 면의 각도)가 전혀 없어 공이 뜨거나 날아가지 않아 사고 위험이 적다. 여기에 지름 6㎝의 플라스틱 공과 고무 티만 있으면 준비가 끝난다. 일부 파크골프장은 클럽과 공도 대여해 준다고 하니 입문자가 무리하게 장비를 구매할 필요도 없다.
복장에 대한 부담도 적다. 골프웨어 착용을 권하지만 편안한 운동복을 입어도 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규정에 따르면 청바지와 반바지(여성 제외) 착용만 금지된다. 신발도 골프화를 신거나 밑이 넓고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를 신어도 무방하다. 단, 잔디 보호를 위해 딱딱한 스파이크가 있는 신발과 등산화는 착용할 수 없다.
파크골프의 인기 비결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언급되는 건 저렴한 이용료다. 지자체가 직영하는 곳은 이용료가 무료인 곳도 있다. 대부분 지자체가 시설관리공단 등에 위탁해 운영하기 때문에 비싼 곳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전국 각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대중교통편으로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지역관광 효자로 떠오른 파크골프
파크골프는 지자체의 미래 동력으로 평가된다. 잘 조성된 파크골프장 하나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강원 화천군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이 대표적이다. 경북 안동시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강남파크골프장에서 제1회 안동시-한국경제TV배 전국파크골프대회(총상금 1억3500만원)를 열었다. 첫 대회임에도 참가자만 1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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