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고장 내는 몸속 '시한폭탄'…당뇨병 궁금증 BEST 5

정심교 기자 2024. 11. 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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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11월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

한 번 걸리면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 '몸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병이 있다. 바로 '당뇨병'이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 심근경색, 심부전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원인 중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합병증이다.

그런데 증가세가 심상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321만3412명에서 2023년엔 383만771명으로 5년 새 19%나 증가했다. 유엔(UN)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당뇨병연맹(IDF)은 증가하는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991년부터 매년 11월14일을 '세계 당뇨병의 날'로 기념한다.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당뇨병의 원인과 합병증의 위험성, 예방·관리법,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5가지를 살펴본다.
많이 먹거나 운동 부족할 때 당뇨병 잘 생겨
당뇨병은 우리 몸이 섭취한 음식물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해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질환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 △노화 △식습관 △스트레스 △바이러스 △비만 △약물 등 환경적 요인의 복합작용으로 추정된다.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신동현 주임과장은 "당뇨병의 원인은 유전과 환경적인 부분이 있는데 유전자의 이상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전체 당뇨병의 1% 미만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당뇨병에서는 원인 유전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들어 당뇨병이 급증한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보다는 과식,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의 증가"라고 지목했다.

당뇨병은 8시간 공복 상태에서의 혈장 혈당이 126㎎/㎗ 이상, 75g 경구 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혈장 혈당이 200㎎/㎗ 이상, 당화혈색소(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수치가 6.5% 이상일 때 진단된다. 당뇨병은 다음, 다뇨, 다식,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자각 증상이 있으나 모든 당뇨인이 당뇨병 증상을 경험하는 건 아니다.
2021~2023년 당뇨병 환자 수 현황/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혈관·미세혈관서 심각한 합병증 일으켜
당뇨병을 방치하면 만성 합병증이 생겨 위험하다.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김용현 과장은 "당뇨병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며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고혈압·이상지질혈증 관리, 금연, 발 관리 등 여러 치료 항목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크게 '대혈관 합병증'과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나뉜다. 뇌졸중·심근경색 등으로 표현되는 대혈관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위험을 높인다. 당뇨병성 망막증, 단백뇨를 시작으로 만성 콩팥병을 거쳐 만성 신부전까지 진행하는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은 당뇨병에 특화한 질환이다. 환자 삶의 질과 밀접하며, 혈당 조절 정도에 비례한다.

당뇨병은 식사·운동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고, 치료 약제가 필요한 경우 경구혈당강하제, 인슐린을 투여한다. 체중을 5~7% 줄이면 일부는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100% 예방하는 건 아니지만 가장 믿을 만하고 부작용이 없는 방법이므로 권장된다.

자신이 느끼는 증상만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건 위험하다. 반드시 자가 혈당 측정기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을 줄이는 것부터 해야 하고, 적절한 운동도 꼭 필요하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칼로리 섭취 제한이 필요하고, 지방을 적게 먹는 게 좋다. 저지방 우유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당뇨병 궁금증 Best 5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한국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에 따르면 2022년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률은 14.8%이고,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조절률은 34.2%로 주변에 당뇨병 환자가 매우 흔하다. 이에 따라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관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안규정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에 대해 환자들이 자주 묻는 말을 살펴본다.

Q1. 혈당 스파이크, 왜 안 좋은가?
혈당 스파이크는 정확한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액상과당·정제당이 들어간 음료수, 정제 탄수화물은 흡수가 매우 빨라 몸속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고, 이를 통해 췌장은 많은 음식을 먹어 혈당이 올라간 것으로 오인해 인슐린을 많이 분비한다. 이에 따라 높아진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며, 오히려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식사 전보다 혈당이 더 낮아져 상대적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혈당 상승은 췌장을 긴장시키고, 혈당이 떨어지면 이를 다시 올리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서 신체가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Q2. 커피부터 간식까지, 현명하게 먹는 방법은?
커피 자체가 혈당을 올리지는 않지만, 시중의 커피 제품에는 시럽·설탕·지방이 첨가돼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커피를 과다하게 마시면 불면증,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섭취 방법이 중요하다. 일반 커피믹스는 1포당 50㎉ 정도로, 커피믹스를 마실 때는 과일 1교환 단위와 바꾸어 먹는 게 좋다. 커피 음료를 선택할 때는 제품의 영양 정보를 확인해 당류와 열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카페·집에서는 아메리카노처럼 첨가물 없이 마시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간식도 마찬가지로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이 적은 식품을 선택해 과자 대신 채소칩·견과류 등을 간식으로 먹는 게 좋다.

Q3. 연속혈당측정기, 사용하는 게 좋을까?
연속혈당 측정장치는 혈당의 변화를 연속적으로 파악해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기다. 연속혈당 측정장치는 단순히 혈당을 점검하는 것을 넘어 혈당 관리 목표 달성과 개인 혈당 패턴 파악에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병 초기 환자들이 혈당의 오르내림 시점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바늘을 피부에 붙이고 다녀야 한다는 점에서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삽입 시간이 짧아 통증이 거의 없으며, 손을 자주 찔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단, 기기를 몸에 부착해야 하므로 타인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데, 노출이 적은 부위에 착용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Q4. 혈당을 관리하는 식사법이 따로 있을까?
식사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도록 양을 조절하고,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첫째로 포만감이 빨리 들어 자연스레 식사량이 줄어들고 혈당도 덜 올라간다. 둘째로 채소와 단백질이 먼저 소화되면서 탄수화물이 느리게 흡수되고, 인슐린이 천천히 분비되며 혈당이 서서히 상승하게 된다. 또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는 체중감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 양념장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국물 요리는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며, 샐러드드레싱은 올리브유, 레몬즙, 후추 등으로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Q5. 무서운 당뇨병 합병증,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
혈당 수치가 126㎎/㎗ 이상이면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수치가 높아질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을 15년 이상 앓으면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당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하지 않으면 악화하므로 초기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 ▲당화혈색소가 7%를 넘지 않게 하고 ▲혈압은 130/80㎜Hg 이하로 유지하며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을 완치하기는 어렵지만, 인슐린 분비가 가능한 상태에서는 체중 감량, 규칙적인 생활, 식습관 개선을 통해 혈당을 정상 범위로 조절할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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