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 “최후 보루는 4만9000원”

삼성전자 주가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만전자’로 추락했다. 시가총액도 3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식은 14일 코스피시장에서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주가가 1.38%(700원) 하락하면서 5만원 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5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1088거래일 만이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5만200원까지 밀린 채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반등하며 5만1800원으로 올라섰고, 장 중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장 막판 동시호가 때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날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인 영향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을 476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730억원, 770억원 ‘사자’에 나섰지만 주가 약세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외국인은 최근 12거래일 연속 3조168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297조89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가 연중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7월 11일 시가총액 523조원과 비교하면 4개월 새 225조원 넘게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기준 0.91배까지 떨어진 만큼 바닥에 다가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과격하게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강해, 현시점에선 ‘매수’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가 대부분 미리 반영된 만큼 하락 위험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의 과거 5년 평균 PBR인 1.5배를 크게 밑돌고 있어 밸류에이션(기업 평가 가치) 매력도 높다”고 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일 요인도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큰 조정을 겪었던 과거 사례를 볼 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전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BR이 1배 밑으로 하락했던 사례는 2008년, 2011년, 2014년, 2015년, 2018년까지 총 5차례다. 2008년과 2011년에는 12개월 선행 PBR 1배를 밑돈 직후 반등했으나, 나머지 3차례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현재와 가장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인 2015년에 경우 PBR 1배 이하로 밀린 뒤 20% 하락한 뒤 30% 반등했다가 다시 20% 가까이 추가로 주가가 빠졌다. 하 연구원은 “2015년과 비교해 보면 현재 주가의 최후 보루는 4만9000원”이라며 “문제는 하락 속도가 2015년보다 현재 훨씬 빠르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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