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요”
전 연인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경남 거제 교제폭력 사망 사건의 가해자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부장 김영석)는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 대해 “데이트폭력(교제폭력)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고, 이러한 범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엄중한 처벌로 사회적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A씨는 지난 4월 1일 전 연인 이효정씨의 거주지인 거제시 원룸에 침입해 목을 조르고 얼굴을 수차례 때리는 등 30분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치료받다가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열흘 만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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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은 특수한 관계 때문에 가해자가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분노가 폭발한 상태에서 범행이 일어나 위험성이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이어 “신장 180㎝의 건장한 성인 남성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고 그 강도와 횟수, 시간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A씨가 살인죄로 기소되지 않은 점, 피해자와 감정 대립 중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검찰이 지난달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A씨에 대해 상해치사,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자 유족들은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공소장 변경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1심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 이씨의 어머니 손은진씨는 선고 이후 “우리 딸은 이미 세상에 없다. 그런데 가해자는 여전히 살아있고, 징역을 살고 나와도 30대밖에 안 된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피해자 유족을 지원해 온 정재흔 여성의당 경남도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판결에 대해 “상해치사 양형 기준이 보통 3~5년, 가중해도 4~8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판결은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재판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중형을 선고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재판부가 ‘쌍방 폭행’을 인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맞은 것은 아니라며 ‘쌍방 폭행’을 인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저 폭행당하다가 사망하라는 뜻이냐”라며 “교제폭력은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가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런 범죄에 한해서는 폭행 중에서도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408260600071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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