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헤어져달라"며 3억 5천 쥐어줬는데도 본처 살해한 내연녀, 이유는?

김세령 2024. 11. 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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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1월 14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소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2014년에 어느 날이었습니다. 40대 여성 A씨는 또래 여성 B씨를 만나 3억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건넸습니다. 아주 간곡한 부탁도 함께였죠. 도대체 A씨는 왜 B씨에게 3억 5천이란 거액을 그것도 집을 담보로 잡아가면서까지 건넸던 걸까요? A씨가 B씨에게 무슨 약점이라도 잡혔던 걸까 싶지만 실상은 완전 반대였습니다. B씨는 A씨의 남편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내연녀였죠. A씨는 자신의 남편인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만난 B씨와 불륜 관계에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가정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죠. 그래서 B씨에게 3억 5천이란 거액의 돈까지 쥐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B씨는 그 돈을 받고 더 이상 남편과 만나지 않겠다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B씨는 A씨를 살해해야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하죠.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 같은 B씨의 살인 계획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임소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임소희 변호사(이하 임소희)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임소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저희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불륜 사건 자주 접합니다만 본인들은 사랑이라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랑이 아니라 비뚤어진 집착인 경우도 굉장히 많잖아요. 오늘 이야기 나눠볼 이 사건 역시 비뚤어진 집착이 낳은 사건 아닌가 싶거든요.

◇ 임소희 : A씨 부부는 같은 은행에서 근무하던 사내 부부로 평범하고 순탄한 결혼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A씨의 남편이 초등학교 동창회에 나가 B씨를 만나게 되고 B씨와 불륜관계에 빠지며 사건이 시작됩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도 뭐 잘 아시겠지만 동창회에서 만나서 불륜으로 이어진 상황 특히 초등학교 동창회 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많죠. 이런 경우

◇ 임소희 : 네 동창회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겠지만 저희가 접하는 사건 중에 이런 경우가 정말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 이원화 : 맞아요.

◇ 임소희 : 이 사건으로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면 B씨는 A씨의 남편과 불륜 관계를 이어가다 불륜녀가 아닌 B씨의 아내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 이런 거면 헤어지고 나서 이혼을 하고 나서 만나면 되지 않냐 이 말이거든요. 가정도 지키고 불륜도 하고 이거 너무 이기적이잖아요.

◇ 임소희 : 그렇죠 A씨 남편이 어떤 마음이었는지까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A씨 남편의 불륜 상대방인 B씨는 확실히 A씨 부부의 이혼을 바랐습니다. 그런데 A씨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지 못해 A씨 부부 관계가 파탄나지 않자 B씨는 자신과 A씨 남편이 나눈 메신저 내용을 일부러 A씨에게 흘리는 등 A씨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그와 같은 B씨의 노력에 결국 A씨도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불륜을 당해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평범한 줄 알았던 내 가정생활이 한순간에 완전히 파탄나는 그런 순간인 거거든요. A씨도 얼마나 당황스럽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 임소희 : 그렇죠. 하지만 A씨는 오랜 시간 끝에 얻은 소중한 딸을 생각해 마음을 다잡고 가정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A씨에게 불륜 사실을 들킨 A씨의 남편이 B씨에게 이별을 통보했고, 격분한 B씨는 심부름센터를 통해 A씨에게 A씨 남편의 나체 사진을 보내거나 자살 소동을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 이원화 : 진짜 최악이네요.

◇ 임소희 : 네 자살 소동으로 B씨가 병원에 입원을 하자 B씨의 어머니가 A씨의 남편을 찾아왔고, B씨가 A씨 남편의 아이를 뱄다가 낙태를 했으니 책임져라 라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A씨 부부는 상의 끝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B씨에게 치료비와 A씨 남편과 헤어지는 것을 전제로 3억 5천만 원을 건넸고, B씨 또한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 모든 일을 문제 삼지 않겠다 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 이원화 : 이렇게 금전을 오히려 지급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만 다신 만나지 않겠다 각서까지 받았다고 하셨는데 그게 안 지켜졌던 모양이네요.

◇ 임소희 : 네 그렇습니다. 각서 작성 이후에도 B씨는 A씨 남편과 불륜 관계를 지속했습니다.

◆ 이원화 : 남편이라는 사람도 제정신은 아니네요.

◇ 임소희 : 그렇죠. 하지만 그럼에도 A씨는 끝까지 가정을 지키려 굳게 마음먹고 수첩에 '난 내 것은 안 빼앗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남의 것도 안 뺏는다. 바쁘게 살자 다른 생각을 하자, 즐거운 일을 찾아 하자' 라는 등의 글을 적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 이원화 : A씨의 마음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데요. 아이에게 가정을 지켜주고 싶다는 모성이 굉장히 강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 임소희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A씨의 굳은 마음에 B씨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A씨 남편에게 A씨와의 사이를 이간질하며 A씨와 이혼하라고 닦달까지 하였습니다. 그러자 참다 못한 A씨가 B씨에게 이제 그만하시라 연락하지 마시라. 그 사람 이혼 못 한다 안 한다. 지금은 사랑한다 하지만 당신도 다른 여자들처럼 버려질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B씨는 A씨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 격분하여 A씨 남편으로부터 A씨를 떨어뜨리기 위한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 이원화 : 어떤 계획이었죠?

◇  임소희 : B씨는 심부름 센터에 어떤 여자를 끌고 와 줄 수 있냐, 그 여자에게 약을 먹이든 어떻게든 해서 모텔에 가서 다른 남자와 성행위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냐 라는 등의 의뢰를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 이원화 : 여기서 말하는 그 어떤 여자가 A씨를 말하는 거네요. 그렇죠?

◇ 임소희 : 맞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면서요?

◇ 임소희 : 네. B씨는 심부름센터에 한 의뢰가 거절당하자 독극물을 취급하는 업체에 연락하여 독극물 구매 문의까지 하였지만 역시 거절당했습니다. 그러자 B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독극물 관련 범죄를 찾아보다 청산가리를 이용한 범죄를 결심하게 되었고, 결국 청산가리를 챙겨 A씨를 만나러 가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어떻게 만난 거죠? 무작정 쳐들어가기라도 했답니까? 왜냐하면 A씨 입장에서는 만날 이유가 없었을 것 같거든요.

◇ 임소희 : B씨는 할 말이 있다 라고 하면서 자정이 다 된 무렵에 A씨의 아파트를 찾았고, A씨에게 자신이 마트에서 술을 사왔으니 차 안에서 마시자라고 얘기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실랑이 끝에 A씨와 B 씨는 B씨가 산 술을 들고 아파트 11층에 있는 A씨의 집으로 함께 들어갔습니다. B씨는 A씨 집 안에서 A씨에게 청산가리가 섞인 술을 마시게 했고, 결국 A씨가 청산염 중독 등으로 인해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A씨와 B씨가 A씨 집으로 들어간 지 1시간여가 지난 때인 오전 0시 46분경 B씨는 얼굴을 가리고 나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 1층까지 걸어 내려왔습니다.

◆ 이원화 : A씨 입장에서는 뭐 이렇게 해서라도 종지부를 좀 찍어야겠다 이 정도 생각을 가지고 계셨을 것 같은데 결말이 이렇게 됐네요. 그 자리에 남편은 없었습니까?

◇ 임소희 : 네 당시 A씨의 남편은 직장에서 승진 결과를 기다리다가 승진 탈락을 확인한 다음에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합니다. A 씨의 남편은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오전 2시 40분경 B씨와 만난 후 오전 4시 19분경 집에 돌아와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하게 됩니다. A씨의 남편은 B씨에게 A씨의 상태를 알리며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했고, B씨가 도착하자 A씨를 업고 집을 나와 B씨의 차를 타고 A씨를 근처 병원으로 후송하였습니다.

◆ 이원화 : 그 와중에 B씨를 불러서 병원에 같이 가는 것도 참 희한하네요. 어쨌든 용의자가 불륜 관계인 B씨라는 거는 바로 특정이 됐나요?

◇ 임소희 : 네. 경찰은 사건 발생 4일 만에 B씨를 긴급 체포했지만 B씨가 계속해서 범행을 부인하고 B씨의 청산가리 구입 증거 또한 확보하지 못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B씨가 유치장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해서 두 달간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해서 수사는 더욱 더뎌졌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청산가리 관련 증거가 나왔고, B 씨는 9월에 이르러서야 다시 체포되게 됩니다.

◆ 이원화 : 증거가 혹시 어떤 게 나왔습니까?

◇ 임소희 : 수사기관은 PC가 인터넷으로 독극물 구입 방법과 독극물로 살해하는 방법 등을 검색한 정황을 확보했고, 결국 검찰은 B씨가 A씨에게 청산가리를 탄 술을 먹여 살해한 혐의, 즉 A씨에 대한 살인죄로 B씨를 기소하였습니다.

◆ 이원화 : 재판에서도 계속해서 범행을 부인했다면서요?

◇  임소희 : 네, 그렇습니다. B씨는 재판에서 사건 당일 피해자의 집에서 그와 소주를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소주의 청산가리를 타지 않았다 라고 하며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청산가리를 구입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A씨의 남편이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B씨의 범행이 인정되어 1심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 이원화 : 항소심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저도 궁금해서 살펴봤는데요. 오히려 처벌이 더 세게 나왔죠.

◇ 임소희 : 네 항소심 재판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여러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B씨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라고 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말씀해 주신 것 중에 3억 5천만 원이요. 이거 혹시 돌려받을 방법 없습니까?

◇  임소희 : A씨의 상속인들이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겠으나 이 사건의 경우 불륜관계의 지속이 아닌 불륜관계 청산을 조건으로 대가를 지급한 것이기 때문에 A씨가 B씨에게 금전을 지급한 것이 공서 양속 또는 사회질서 위반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무효라고 보기가 어려워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 이원화 : 혹시 남편은 어떻게 됐나요? 경찰에 수사를 혹시 뭐 진행한 부분은 없습니까?

◇ 임소희 : 네 남편 또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남편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사건 X파일 오늘은 자신의 불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연관계에 있던 남성의 아내에게 청산가리를 먹여 살해했던 청산가리 독살 사건 살펴봤습니다. 자신의 비뚤어진 집착으로 한 가정, 그리고 한 여성의 삶을 완전히 앗아가 버린 이 여성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일말의 반성도 없었다고 하죠. 언젠가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얼마나 큰일인지 깨닫는 날이 올까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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