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첫 수능 작년보다 쉬웠다…최상위권 변별력 낮아질 듯
미적분,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워…"이과 최상위권 변별용"
(서울·세종=뉴스1) 권형진 이유진 장성희 기자 = 의과대학 증원 후 처음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국어, 수학 모두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쉽게 출제됐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 변별력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돼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용'이라는 것이다. 다만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력 자체는 지난해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입시업계 분석이다.
국어 "'쉬운 수능'은 아냐…기본 변별력은 확보"
이번 수능은 의대 증원이 확정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수능이라는 점에서 난이도에 관심이 집중됐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까지 겹치면서 졸업생 등 'n수생' 수가 2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국어, 수학 모두 매우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EBS 대표강사와 입시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에 가깝게 출제됐다"며 "이른바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능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올해 9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1~2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정도로 쉬웠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한 교사는 "9월 모의평가와 난도 면에서는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선지가 세부적으로 조정됐다"며 "선지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다를 수 있으며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항을 충분히 출제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국어 영역에서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 독서 7번과 13번, 문학 27번, 언어와 매체 39번, 화법과 작문 45번 등을 꼽았다.
입시업계 역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다는 점에서는 동의했지만 대체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본 수능보다 다소 쉬워졌지만 기본적 변별력 확보는 가능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쉬운 국어'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지난해 수준과 비교해 약간 쉬울 수 있으나 일반적인 상황으로 볼 때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도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쉽게 출제됐지만, 매우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보다는 변별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며 "선택과목에서 문제 풀이 시간 확보 여부가 변별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수학, 공통·확률과통계·기하 쉽고 미적분 어려워
수학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에 달했던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EBS 수학 대표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확실히 쉬우면서도 상위권 변별력이 확보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심 교사는 "9월엔 공통문항이 쉬웠고 선택과목에서 변별력을 갖춘 문항이 한두 문항씩 있었다"며 "이번 수능에서는 공통문항에서도 한두 문항 정도 미세 조정해 적절히 상위권과 최상위권까지 변별할 수 있는 시험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 또한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되면서 기본적인 변별력은 유지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수학 선택과목에서 이과생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 과목은 매우 어려웠던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이 많았다.
김 소장은 "공통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약간 쉽게,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며 "선택과목 중 확률과통계, 기하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미적분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수학 공통과목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기본적인 변별력은 유지되나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력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년도 수능 대비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지만 미적분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확보된 시험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확률과통계와 미적분 사이 표준점수 차이가 커질 것"이라며 "이과생들의 상위권 변별을 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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