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자극하는 쇼핑 대신, 정신적 위로·공감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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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는 전 세계 소비자가 기다리는 최대 쇼핑 시즌이 시작된다. 중국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이 파격 할인을 제공하는 광군제가,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직후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할인 행사가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자동차, 식품, 패션 등 다양한 기업이 참가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열린다. 그런데 연중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특수 시즌에 다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REI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190여 개 매장의 문을 닫는 대신 직원 1만5000명에게 유급 휴가를 주는 ‘옵트 아웃사이드(Opt Outside)’ 캠페인을 벌인다. 쇼핑몰이 아닌 자연 속에서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는 취지다. 연휴 동안 직원들은 미국은 물론 해외 각지에서 등산, 캠핑, 카누잉 등을 즐기고, 직접 경험한 평화로운 시간과 장소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다. 자연으로부터 위로받고 마음을 충전하자는 브랜드 철학이 내부 직원을 통해 외부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2010년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날 미국 50개 주에서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Small Business Saturday)’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대형 매장으로 집중되는 쇼핑객을 지역의 중소 상인들에게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아멕스는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사에 참여하는 동네 작은 상점들을 홍보하고 지역별 위치를 알려주는 맵을 제공한다. 상점을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할인, 캐시백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데, 지난해 행사 당일 구매액은 170억달러(약 24조원)에 이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캠페인 시작 첫해부터 매년 가족과 함께 동네 서점에서 쇼핑을 즐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쇼핑은 스트레스 해소,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지만 물질적 소비가 주는 즐거움은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떠들썩한 할인 시즌을 자연과 공동체 가치를 경험하는 계기로 만든 REI와 아멕스처럼, 물질적 욕망을 자극하기보다 정신적 위로와 공감을 제안할 때 소비자의 마음속에 더 뚜렷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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