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호흡' 쓰러져도, 이틀 전 '혈액암'진단 받았어도…수능 무사히 치렀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부정행위 적발부터 과호흡 증상으로 인한 119 신고 등 전국에서 다양한 사건 사고가 접수됐다.

14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인천 부평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 A군(19)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마친 뒤 과호흡 증상을 호소한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날 낮 12시26분쯤 인천 남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수험생 B양이 과호흡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두 수험생 모두 현장에서 치료를 받고 호전돼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속출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3시 기준 부정행위 4건이 적발됐다. 수험생 3명은 1교시 시험 종료 후 답안지에 마킹하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학생 1명은 점심 시간에 시험장 반입금지 물품인 전자담배를 소지해 적발됐다. 이들 모두 부정 행위로 간주돼 퇴실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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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틀 전 혈액암 진단… 시험장 마련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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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혈액내과 민기준 교수, 신지선 간호사, 윤선희 병동 UM 간호사. /사진=서울성모병원

수능 이틀 전 갑작스럽게 혈액암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가 필요했던 재수생이 의료진 배려로 입원 특실 병실에서 시험을 치른 일도 있었다. 당시 이 학생은 계속해서 기침을 하는 등 몸이 좋지 않자 동네 병원을 찾았고 큰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검사에 따르면 학생은 호지킨 림프종 확진을 받았다. 림프종은 국내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이다.

평소 외국어 교육 관련 대학에 진학을 꿈꿨던 이 학생은 갑작스러운 종양 진단에 시험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됐다. 사정을 알게 된 서울성모병원은 교육청과 협조해 학생이 시험 볼 수 있는 독립 병실 공간과 시험 감독관이 대기할 수 있는 회의실 등을 마련했다.

의료진은 학생의 몸 상태를 고려해 수능 시험 후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며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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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할 것 같아요" 수험생 다급한 요청… 경찰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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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2시험장인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지각한 수험생이 순찰차에서 내려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시험장을 착각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시험을 보게 된 사례가 올해 수능에서도 여전히 등장했다. 오전 7시 20분쯤 충북 청주시 사창동에서는 시험장을 착각한 수험생이 주변 순찰차 도움으로 5.4㎞가량 떨어진 수험장까지 이동했다. 오전 8시7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사거리에서 "시험 시간에 제 때 도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택시 기사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수험생은 경찰 싸이카를 타고 8분 만에 시험장에 도착했다.

이날 경찰청은 전국에서 △경찰 차량 태워주기 154건 △수험표 찾아주기 9건 △에스코트 3건 △기타 21건 등이 지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교통경찰 등 1만1343명이 투입됐으며 차량은 2547대가 동원됐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자율방범대 등도 모범운전자회 소속 택시와 주민센터 관용차량, 자가용 등을 동원해 '수험생 수속 작전'을 펼치는 사례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