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추진…반전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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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최근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와 함께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내 경영진이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이 갖는 의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1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정관을 바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고려아연 정관은 이사회 의장이 회장을 겸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지난 3월 각자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최윤범 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약 8개월 만에 이번에는 이사회 의장에서도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최 회장은 사내이사로서 경영에만 몰두한다는 계획입니다.
고려아연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의장은 이사회 개최 결정, 회의 주재, 이사회에 부의할 사항에 대한 결정을 합니다. 의장의 선택에 따라 중요한 시기에 이사회가 열릴 수도, 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열리더라도 핵심 안건이 논의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견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나 회장(오너)이 아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이 커지고 회사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돼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각에선 회장직을 유지하는 만큼 독립성 제고 효과가 반감될 거란 지적도 나오지만, 최 회장이 올해 3월 ESG경영 차원에서 고려아연의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난 만큼 권한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기업문화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도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KT&G, LG이노텍 등이 이 제도를 도입했고 해외에서는 애플과 월트디즈니, 유니레버, 보잉 등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등용했습니다.
주요 ESG평가기관들도 이사회 독립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꼽습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는 게 이사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를 위한 보다 나은 방안이라는 평가입니다.
ESG업계 관계자는 "ESG기준원을 비롯한 ESG평가기관들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도록 권고하거나, 그러지 않을 경우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해 사외이사의 역할 강화를 통한 이사회 견제기능과 독립성 제고를 주문하고 있다"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음으로써 의사결정구조 개선, 효율적인 업무분담, 이해상충 방지 등을 도모하고 경영감독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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