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기술력 담아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11. 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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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된 골프용품
TPT샤프트
리차드밀 시계에 쓰인 기술
카본시트 한장 감아서 제작
뱅골프
압도적인 고반발 드라이버
205g 경량, 스윙 스피드 UP
오토플렉스
타사서 흉내못낼 기술력 보유
유연하면서 샷 정확도도 좋아
TPT샤프트 TPT 인스타그램

최고급 소재와 뛰어난 제조공정, 오랜 역사와 전통, 독특한 디자인과 스타일….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명품'의 조건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이제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골프에도 명품이 있다. 더 긴 비거리, 더 정교한 샷을 만들어 주기 위해 꾸준한 노력으로 극한의 기술을 담아 골퍼들을 행복하게 하는 제품들. 많은 골프용품사는 '제품'을 넘어 '명품'에 도전하고 있다. TPT 샤프트는 수억 원을 넘는 초고가 시계 '리차드 밀'(Richard Mille)의 카본 몸체를 만든 기술로 제작한다.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까지 일반적인 샤프트 제작 수준을 뛰어넘는다. 또 제품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특허도 내지 않은 코카콜라처럼 '마법의 샤프트'로 불리는 두미나의 오토플렉스도 특허가 없다. '마법'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골프 드라이버 헤드도 도전하지 못한 '초고반발'의 영역에 도달한 뱅골프도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고 명품 반열에 올라섰다.

'리차드 밀' 기술 TPT 샤프트

'억' 소리 나는 초고가 시계 리차드 밀은 외관부터 압도적이다. 영롱한 물결무늬에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리차드 밀의 몸체는 얇은 카본을 겹쳐 만들었다.

다른 명품시계와 차별화된 리차드 밀의 몸체를 만든 곳은 스위스의 NTPT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카본 가공. 이 중 NTPT의 합성 신소재인 카본 TPT가 명품 시계의 핵심이다. 기술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카본 파이버(탄소섬유)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필라멘트를 병렬 배치해 쌓아 만드는데 병렬 필라멘트 한 층의 두께가 최대 30마이크론(㎛)에 불과하다.

그리고 최첨단 카본 기술을 적용해 골프 샤프트를 만들었다. 'TPT 샤프트'다. TPT라는 이름 속에 샤프트의 특징이 들어있다. 'Thin-Ply Technology'의 약자로 '얇은 카본 섬유를 감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특히 여러 장의 카본 시트를 겹쳐서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얇은 카본 시트 한 장을 감아서 만든다. 당연히 미세하게 차이를 만드는 '스파인'도 없다. 또 최첨단 기계와 로봇으로만 생산해 사람이 만들면서 생기는 불량도 없다.

시타를 한 골퍼들은 한결같이 "부드러우면서 쫀득하다. LO(낮은 탄도), HI(높은 탄도)로 구분된 점도 직관적이고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난다"고 평가하고 있다.

TPT 샤프트는 지난해 제이슨 데이(호주)의 부활을 이끌었다. 또 브룩 헨더슨, 루커스 글로버 등이 사용하고 국내 선수 중에서는 장타자 정찬민, 곽보미 등이 테스트하고 있다.

압도적 고반발 '뱅골프'

여성 골퍼나 힘이 없는 시니어 골퍼들이 근력운동이나 스윙 교정으로 비거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용품 교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고반발 드라이버'다. 반발계수(COR)가 0.01 높아질수록 비거리는 2야드 늘어난다. 이 때문에 프로골프 투어에서는 반발계수를 0.83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다르다. 그리고 '고반발' 영역에서 극한의 기술에 도달한 기업이 있다. 한국 기업인 '뱅골프'다.

뱅골프는 공인 드라이버의 한계 반발계수인 0.83을 훌쩍 뛰어넘어 반발계수를 0.925부터 0.962까지 경신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반발 기술만으로도 비거리가 공인 드라이버에 비해 30~50야드 늘어난다. 고반발은 깨지기 쉽다는 한계도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보완해 나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거리를 위해 무게도 한계까지 줄였다. '뱅 롱디스턴스 라이트' 모델은 무게가 최소 205g으로 기존 클럽이 295g 안팎인 것에 비해 상상을 뛰어넘는 초경량 클럽이다. 무게를 줄이니 자연스럽게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고 슬라이스 구질이 99% 줄어드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피팅'으로 불리는 최적화 과정은 그야말로 '끝판왕'이다. 뱅골프는 드라이버 헤드 무게는 205~325g, 강도는 6가지, 로프트는 6가지 등 총 120종류를 갖췄다. 샤프트도 총 36단계, 길이도 43인치부터 47.5인치까지 19단계나 된다. 그립 무게도 6종류나 된다. 이 모든 조건을 조합하면 총 1772만9280가지가 나온다.

'재료·공정 비밀' 오토플렉스

'골프 전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리 트레비노는 한국 프리미엄 샤프트인 '오토플렉스' 마니아다. 후원 계약 없이 오토플렉스 샤프트에 매료돼 계속 사용 중이다. 올해 초 PGA쇼에서 신제품 '드림7'을 쳐본 뒤 "힘이 빠졌는데도 너무 잘 맞고 잘 치게 된다. 정말 대단한 기술"이라고 극찬한 뒤 "샤프트를 못 팔면 얘기해라. 내가 다 팔아주겠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마법의 샤프트'로 불리는 오토플렉스는 한때 골프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만들어 냈다. 기존의 강도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플렉스'를 도입했고 결과도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낭창거리지만 묘하게도 임팩트 순간엔 정확하게 볼을 때릴 수 있는 '미스터리 샤프트'로 관심을 모았던 오토플렉스는 올해 조이365와 드림7이라는 신제품으로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됐다.

'마법의 샤프트'는 수많은 도전 끝에 탄생했다. 박건률 회장은 "최고의 샤프트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해 봤다. 수천 가지 샤프트를 만들어 보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조합을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어떤 공정으로 만들었는지도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다. 마치 레시피를 꼭꼭 숨긴 코카콜라와 같다. 박 회장은 "오토플렉스는 소재의 융합과 배합이 핵심 기술이다. 소재도 공정도 특허를 내지 않는 것은 다른 업체에서 노하우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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