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 2024] 파킨슨병 치료 현재와 미래는…“줄기세포에 질병 극복 열쇠”
약물·전기 자극 치료로 증상 지연하는 수준
배아줄기세포 활용 치료법 연구 개발 경쟁
손발이 떨리고 몸이 서서히 마비되는 파킨슨병은 몸 동작에 관여하는 뇌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부족해 근육이 경직되는 질환이다. 전설적인 미국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32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2004년 3만9265명이던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7년 10만716명으로 늘었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은 주로 떨림(경련)으로 시작한다. 점차 행동이 느려지고 팔다리가 뻣뻣해져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균형 감각에도 문제가 오고, 말도 어눌해진다. 사고 능력 손상으로 치매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파킨슨병 증상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법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레보도파(도파민 전구물질)를 체내로 투여하는 약물치료와 뇌에 전기 자극을 하는 뇌심부자극술 등 기존 치료법은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다. 악화하면 환자가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간병·의료비를 비롯한 사회·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전 세계 연구자와 제약·바이오 기업이 파킨슨병 정복 열쇠를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줄기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특히 한국 기업과 연구진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연구진은 국내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작년 5월부터 아시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나온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를 투여한 임상 1·2a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초기 수정란에 있는 원시세포로, 인체의 모든 세포, 조직으로 분화한다. 연구진은 배아줄기세포를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시킨 뒤 환자의 뇌에 주입했다. 뇌 영상에서 이식 후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가 훨씬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 들어간 도파민 신경전구세포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로 성장, 생착(生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12일, 연구진이 1년이 지난 시점의 환자 증상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증상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저용량(315만개 세포)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 이어 고용량(630만개 세포)으로 이식 수술한 환자도 우수한 운동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 것이다. 해당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제조·공급사는 에스바이오메딕스다.
해외에서도 파킨슨병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베살리우스 테라퓨틱스와 파킨슨병과 또 다른 미공개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다중 표적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베살리우스는 초기 계약금과 지분 투자를 포함해 8000만달러(약 1125억원)를 받는다. 임상개발·상업화 단계별 로열티를 포함한 거래 규모는 총 6억5000만달러(약 9138억원)다. 베살리우스는 인간 유전체학,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모델,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 후보 물질을 발굴·개발하고 있다.
독일 바이엘의 자회사인 블루락도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블루락은 2019년 10억달러(약 1조4045억원)에 바이엘에 인수된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블루락이 개발 중인 ‘BRT-DA01(벰다네프로셀)’은 임상 1상 시험 단계로, 올해 3월 임상 진행 18개월차에 도출된 주요 데이터를 공개했다. 아메드 에나예탈라 블루락 부사장(개발 대표)는 “임상 1상 시험 18개월차 결과에서 긍정적인 추이가 관찰됐다”면서 “벰다네프로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엘은 “연내 임상 2상 시험 단계로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스미토모파마도 교토대와 공동으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정부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승인 신청 시기에 대해 재검토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스미토모파마는 “의사 주도 임상시험 결과 데이터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신청 목표를 만들어 이르면 내년 중 승인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리는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 2024)’에서는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이사의 강연을 통해 ‘파킨슨병 극복의 꿈, 고순도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이식 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들을 수 있다.
◎2024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행사 개요
△행사명: 2024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일시: 11월 21일 09:00~17:00
△장소: 서울 웨스틴 조선 그랜드볼룸
△주제: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
△주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선비즈
△등록·참가비: https://e.chosunbiz.com
△이메일: event@chosunbiz.com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