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앞두고 美 뒷마당 찾은 시진핑, 대응 전략 찾을까
APEC·G20 정상회의 계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예상
대규모 경제단도 남미 찾아, 미·중 갈등 대응책 모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주일 이상 해외 순방길에 나선다. 미국 대선과 각 지정학 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복잡한 가운데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등이 관전 포인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내년 취임을 앞둔 만큼 앞으로 미국의 관세 공세 등에 대응할 방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정상회담 성사 예정, 한·중 회담도 기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전날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의 초청으로 페루를 국빈 방문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일까지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제31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17~21일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이곳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여할 계획이다. 남미 대륙 순방을 위해 약 9일 동안 중국을 비우는 것이다.
외교가에서 관심을 두는 부분은 정상회의 기간 중 시 주석의 양자 회담 일정이다.
우선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페루 리마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미국에 샌프라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1년여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퇴임을 앞둬 회담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인공지능(AI), 마약 대응 같은 양국간 협력 방안과 국제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러-우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북한국 1만여명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우려를 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러-우 전쟁에 병력을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 “조·러(북한과 러시아)는 독립 주권 국가로 양자 관계 발전은 그들의 일로 중국은 양자 교류·협력의 구체적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밝혀 선을 그은 바 있다.
시 주석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남미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심히 협의 중이라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22년 11월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했고 작년에는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눈 정도에 그쳤다.
‘트럼프 리스크’ 떠는 남미 국가와 협력 증진?
시 주석이 일주일 가량 남미를 방문하면서 향후 미·중 관계에서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를 가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주요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을 심화하기 위한 중국의 주요 조치와 아시아·태평양 협력 증진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를 인용해 APEC은 선진국과 신흥국간 경제·금융·산업 등 교류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다자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APEC 정상회의를 기회로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아·태 파트너들에게 고품질 발전과 높은 수준의 개방으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며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 출범할 2기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 미·중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가 큰 만큼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 지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는 이번 APEC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프라 건설, 에너지, 금융, 바이오 기술, 전자상거래,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60개의 이상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왔다. 이들은 행사 기간 아·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는 (남미 국가에) 중국과 연계를 제한하도록 밀어붙인다면 일부 국가들을 어려운 선택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동시에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일부 국가를 중국에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화 '공공의적' 모티브된 최악의 존속살해[그해 오늘]
- ‘4분의 기적’ 버스서 심정지로 고꾸라진 男, 대학생들이 살렸다
- "술만 마시면 돌변..폭력 남편 피해 아이들과 도망친 게 범죄인가요"
- "임영웅과 얘기하는 꿈꿔...20억 복권 당첨으로 고민 해결"
- '공룡 美남' 돌아온 김우빈, 황금비율 시계는[누구템]
- 경찰, 오늘 '마약 투약 혐의' 유아인에 구속영장 신청
- 2차전지 미련 못 버리는 개미군단 '포퓨'로 진격…포스코그룹株 주가는 글쎄
- '최고 158km' 안우진, 6이닝 2실점 역투...키움, 3연패 탈출
- "보증금, 집주인 아닌 제3기관에 묶는다고"…뿔난 임대인들
- 상간소송 당하자 "성관계 영상 유포하겠다" 협박한 20대 여성[사랑과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