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직원이 3700세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겸직 논란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4. 11. 14. 15: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정 의원 “공기업 등은 기본적으로 겸직 안 하는게 맞다”
일부 공공기관 겸직수당 상한 등 가이드라인 명확치 않아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입주해 있는 BIFC 건물 전경 ⓒ한국남부발전

"(공사 직원이) 근무시간에 한 달 평균 열 번 정도 방문해 결재하고 갑니다." 서울시 3700여 세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의 말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직원 A씨는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을 겸직하며 직책수당을 받고 있다. A씨는 '영리 겸직'으로 공사 월급 외 월 최대 100만원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전임 회장은 밤에 관리소장을 기다리게 한 적도 있는데, A씨는 오후 3시라도 와 달라면 와서 결재하는 등 잘해주신다"는 증언이 나왔다. 실제 A씨가 평일 다수의 서류에 직접 결재한 자료를 입수했다. A씨는 "유연근무와 연차 등을 활용해 업무시간 외에 겸직 업무를 수행했다"며 "세금 공제 후 80만원 넘게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연차 횟수 제한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라 알려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입주민 B씨는 "평일 대낮에도 자주 보이더라. 우리 아파트 일등 일꾼으로 봤다"며 "나중에 공사에 다닌다는 소문을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주금공은 A씨가 겸직 허가를 득해 위법성이 없다고 하지만 '업무 효율성 저하'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주금공 관계자는 "겸직신고를 하면 문제가 되지 않고 업무를 잘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근무시간에 겸직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후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답이 오지않았다.

최근 공공기관의 영리 겸직이 화두로 떠오르자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대구 지역을 제외한 235개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겸직 건수는 2020년 1618건에서 지난해 2615건으로 62% 늘어났다. 

특히 지방공무원의 영리 겸직 건수가 최근 3년 사이에 87%나 증가해 지난해 1600여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으로 월 30만원 고정 수입을 얻거나, 연 100만원에서 240만원 등 상대적으로 고수입을 받은 경우도 일부 발견됐다. 용 의원은 "복무규정 예규가 정한 원칙을 벗어난 겸업 허가도 다수 있을 수 있다"며 "비영리법인의 당연직 이사는 겸직이 허용되나, 비영리 법인체라 하더라도 월 수십만원의 수입이 있는 임원 겸직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찰청도 지난해 부업으로 사업장 운영 등 영리 겸직이 문제가 되자 입주자대표회의 임원 등 논란이 예상되는 겸직 신청을 더욱 면밀히 심사하기로 했다. 최근 한 지방의회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겸직이 문제가 됐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자체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 등을 지원받는 기관이나 단체 대표직은 지방의원 겸직 금지 대상이다. 

그러나 주금공 등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겸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실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능률을 떨어뜨릴 우려가 없는 경우 허가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금액의 상한이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기업이라든지 공직자의 신분을 가진 사람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라든지 공공성의 영역이 더 있기 때문에 겸직은 기본적으로 안 하는 것이 맞다"며 "입법적 공백이 있는 영역들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염경호 법무법인 나침반 대표변호사는 "제37조 제2항의 직원의 비영리 목적 업무 겸직에 대한 허가 여부가 법률상 문제될 수 있다"며 "내부 규정상 업무 시간 준수 의무 등이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직원의 겸직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40대 직원이 유료 온라인 사이트에서 부동산 강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 직원은 겸직 신고를 하지 않은 터라 주금공 사례와 결은 다르지만 당시 영리 행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