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길게 먹어 피해 확산?...최악 홍수 겪은 스페인서 주지사 식사 시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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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홍수 피해를 본 가운데, 발렌시아 주지사의 '3시간 점심시간'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주지사의 긴 점심시간이 재난 대응을 지연시키고,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지사가 긴 점심시간을 가지는 동안 재난 현장 방문이나 긴급회의 등의 조치가 지연됐고, 이로 인해 구조와 피해 복구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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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홍수 피해를 본 가운데, 발렌시아 주지사의 ‘3시간 점심시간’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주지사의 긴 점심시간이 재난 대응을 지연시키고,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29일 남동부를 휩쓴 기습 폭우로 도시와 농촌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도로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폭우로 인한 홍수로 최소 220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실종됐는데, 사망자 대부분(212명)은 발렌시아주(州)에서 나왔다.
선진국으로는 드물게 자연재해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현지에선 정부 책임론이 들끓는 상황이다. 특히 피해가 가장 큰 발렌시아에서는 카를로스 마손 주지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데, 시위대는 마손 주지사를 ‘살인자’로 칭하며 그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손 주지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는 이유는 재난 초기 대응이 한창이던 시점에 그가 3시간 동안이나 점심을 먹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손 주지사가 한 여성 기자와 3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점심 식사는 오후 6시가 돼서야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여유 있게 상대방과 대화하며 식사하는 탓에 점심시간이 긴 편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마손 주지사의 점심시간은 지나치게 길었다는 것이 현지 평가다. 또한 폭우로 현지 상황이 심각한 상태에서 태평하게 3시간이나 점심을 먹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주지사가 긴 점심시간을 가지는 동안 재난 현장 방문이나 긴급회의 등의 조치가 지연됐고, 이로 인해 구조와 피해 복구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현지 언론에 “당국이 현장에 일찍 도착하고 신속한 대응을 했더라면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발렌시아 주민들에게 재난 메시지가 발송된 것은 홍수 발생 첫날 오후 8시 12분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당일 오전 7시 36분에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보다 약 13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주민들에게 폭풍우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 것이다.
이에 대해 주지사 측은 중앙 정부로부터 폭우에 대한 심각성을 조기에 경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손 주지사는 “점심시간에 업무 협의가 진행됐고,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FT는 “기후 변화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대형 재난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마손 주지사를 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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