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주장 대폭 수용”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은 원안에 비해 수사 범위가 축소됐고 야당이 아닌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한층 완화된 특검법으로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 수용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이 수정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2개로 대폭 줄였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가 주식회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을 통하여 부정한 이익을 획득했다는 의혹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가 명태균 등을 통해 부정선거, 인사개입, 국정농단 등을 자행한 사건’으로 수사대상을 한정한 것이다.
기존 법안에 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호씨를 통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조병노 경무관(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구명로비 의혹 등은 수사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지난 2월 국회 재표결 뒤 부결·폐기된 첫번째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하나였다. 이후 여러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며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서는 명품백 수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의 불법행위,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등이 추가돼 수사대상이 8개로 늘었다. 두 번째 특검법은 지난 10월 국회 재표결 뒤 부결·폐기됐다.
민주당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이 독식한 부분도 수정했다. 원안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야당이 특검 후보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하지만 수정안은 특검 후보자 추천 권한을 대법원장(제3자)에 일임하도록 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추천 방식과 동일하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으로 추리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선임하도록 했다. 야당은 대법원장이 추천한 4명의 후보자 모두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이 같은 수정안을 상정·처리한 배경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찬성표)를 끌어내려는 전략이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기존 8개 의혹에서 명씨 의혹을 더해 한층 강화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시켰다. 당시 특검법에는 수사대상이 14개로 늘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서는 여당이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한 내용을 수용해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여당이 반대할 명분을 최대한 없애겠다는 의도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오늘 제출한 수정안은 국민의힘이 그간 요구해 온 주장을 대폭 수용한 안”이라며 “국민 10명 중 7명이 김 여사 특검에 찬성한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국민의 정당이 될지, ‘김건희 방탄 정당’이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온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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