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3.2→3.0%···트럼피즘으로 미국 성장세 두드러질 것”

김세훈 기자 2024. 11.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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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영식 국제거시금융실장(왼쪽)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2025년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종전의 3.2%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당선으로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가속화하고, 중국과 유로존 등은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2025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치(3.2%)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올해(3.1%)보다도 낮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2%), IMF(3.2%) 등이 미국 대선 전 내놓은 성장률 전망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중국의 경제성장 충격도 커지는 것이 성장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전문가 49명 중 47명(96%)는 ‘자국 중심의 대외정책 확산과 블록화 진행’을 세계경제의 가장 큰 하방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선진국 간 성장세 차이도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트럼프 공약대로 감세조치가 빠르게 시행된다는 전제하에 지난 5월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오른 2.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KIEP는 내다봤다.

다른 국가들의 전망치는 줄줄이 낮췄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도입 및 대중 제재로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4.5%)보다 0.4%포인트 떨어진 4.1%로 예상됐다. 유로 지역 역시 트럼프 정부에서 무역마찰 이슈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종전보다 0.3%포인트 내린 1.3%의 성장률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성장률은 1.0%로 변동이 없었다.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중관세 부과가 예상보다 빠른 내년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의회도 공화당이 전부 장악했고, 트럼프 1기 집권 경험이 있어 관세부과에 더 속도감을 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중국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매기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중국 외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는 내후년쯤으로 예상했다. 이시욱 KIEP 원장은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겠냐는 미국 내부 우려도 있다”면서 “우선 협상카드로 쓴 뒤 경제가 안정화되는 내후년쯤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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