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시대’ 올 것 알았나… 스페이스X에 4000억 베팅한 박현주 선구안

노자운 기자 2024. 11. 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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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000억, 2023년 1900억 투자
트위터(X)에도 3500억 투자
그래픽=손민균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4시 2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 입각하면서, 머스크의 회사들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한 달 간 50% 넘게 올랐고,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와 X(옛 트위터)도 몸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국내 최대 증권사를 핵심 계열사로 둔 미래에셋그룹은 스페이스X와 X에 모두 일찌감치 투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회사에 총 7400억원 가량 투자하며 ‘머스크 시대’를 미리 준비했다. 스페이스X와 X 투자 결정에는 박현주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2022년과 2023년 스페이스X에 총 2억7800만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환율로 약 39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2022년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서 총 1억4300만달러(약 2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23년 6월에는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 총 1억3500만달러(약 1900억원)를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그 중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공동 운용 중인 펀드에서 투입된 40억원도 포함돼있어,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가 최근 한 달 간 32% 가량 급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스페이스X 투자에는 박 회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전세계의 주요 딜을 소싱하되, 전략적 M&A나 주요 주식 종목 투자는 박 회장의 손을 거친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는 투자하고 싶어도 아무나 살 수 없는 종목”이라며 “박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없었다면 어려웠던 딜”이라고 말했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도 “스페이스X는 미래에셋 소속 투자 심사역의 포트폴리오라기보다는, 박 회장의 포트폴리오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처음 스페이스X에 투자했을 때 기업가치는 1270억달러(약 179조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로 투자했을 당시에는 기업가치가 1370억달러(약 193조원)였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6월 2100억달러(약 295조원)까지 오르며 중국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2250억달러)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상장사가 됐는데,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 입각으로 향후 몸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즈(NYT)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기도 전에 트럼프에게 스페이스X 임원들을 국방부 등 정부 관료로 임명해 주길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는 스페이스X의 가장 큰 고객사다. NYT는 “머스크는 트럼프 캠프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X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자료를 끊임없이 쏟아냈고,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를 대신해 공개적으로 선거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며 “스페이스X 직원을 정부 부처에 넣어달라는 요청은 머스크가 트럼프에게서 얻게 될 혜택에 대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NYT는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 위성 제작, 우주 기반 통신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만큼 정부 기관의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그런 상황에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은 스페이스X에는 청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미국의 우주 전문지 스페이스닷컴도 “머스크가 곧 스페이스X와 자회사 스타링크(위성 통신 시스템 업체)를 포함한 6개 회사에 이익이 될 우호적인 규제 환경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스페이스닷컴은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 동안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닻을 올렸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62조원)에 X를 인수할 때도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투입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 등 계열사들이 LP로 참여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맡았다. 이때도 박 회장이 투자 결정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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