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한강 패러디 잡음 속 종영에도 화제성 높았던 'SNL코리아'

정민경 기자 2024. 11. 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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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즌 대비 시청량 142% 상승...화제성 점수는 매 시즌 상승
조롱과 풍자 구분 못 한 장면은 논란...김건희 여사 풍자 못 해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6의 '동호회의 목적'.

쿠팡플레이의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6가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은 잡음이 많았으나 시청량과 화제성 면에서는 타 시즌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NL은 후반부로 가면서 △뉴진스 '하니' 국정감사 말투 패러디 △한강 작가 외모 패러디 △정년이 '젖년이' 패러디 등 후반부로 갈수록 풍자가 아니라 조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동시에 시즌6에서 공개된 모든 회차가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올랐고 전 시즌 대비 시청량이 142% 상승했다.

이번 시즌에서 인기를 얻은 코너는 'MZ 오피스'에 이어 내놓은 '동호회의 목적'이었다. 앞서 SNL이 'MZ 오피스'를 내놓았을 때도 우리 주변 실생활 속 공감 소재를 꺼내들어 “공감 간다”는 반응과 “불쾌하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동호회의 목적' 역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닝 크루 등의 소재를 다루면서 동호회 내 미묘한 남녀 관계를 상황극 코미디로 가져왔는데, 'MZ오피스' 때와 같이 '공감 간다, 저런 사람 꼭 있다'는 반응과 동시에 '취미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는데 불쾌하다'는 엇갈린 평가 속에서 관심을 끌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6 '동호회의 목적'.

시즌6에서 하니, 한강, '젖년이' 논란으로 SNL이 쿠팡플레이 구독자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들도 다수 나왔는데 근거는 모바일인덱스의 쿠팡플레이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였다. 9월 수치를 679만 명으로 발표하면서 지난 6월 733만 명에서 3개월 만에 54만 명 줄어들었다는 통계였다. 그러나 “쿠팡플레이 사용자 수와 SNL을 단순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데이터PD는 12일 통화에서 “SNL의 화제성 점수는 매 시즌 상승하고 있고, 특히 시즌 4 대비 시즌 6의 차이는 무려 3배 이상을 보이고 있다”며 “화제성 측면에서만 보자면 동영상 화제성 경쟁력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화제성 점수를 살펴보면 쿠팡플레이 SNL 시즌3은 4613점이었고, 시즌4는 3719점, 시즌5는 8029점이었고, 시즌6은 1만2463점을 받았다. 이는 올 한해 예능을 통틀어 봐도 높은 수준의 점수이다. 원PD는 “SNL은 유튜브 등 클립과 쇼츠에 대한 반응이 매우 높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SNL코리아의 영상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 빈도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 출처=굿데이터코퍼레이션.

일각에서는 쿠팡플레이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온 시즌6의 하이라이트 영상의 평균 조회수가 다른 시즌에 비해 낮기에 인기가 감소했다는 주장도 있다.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살펴보면 시즌6의 경우 10여개 정도가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하고 200만을 넘긴 영상은 없다. 과거 시즌의 경우 '범죄도시 박지환 편 하이라이트'가 349만 회, '다니엘 헤니편 하이라이트'가 309만 회, '진서연 편 하이라이트'가 477만 회, '정우성 편 하이라이트 MZ오피스'가 312만 회를 기록하는 등 300만~400만 회를 기록하는 영상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숏폼으로 예능을 소비하는 미디어 소비 성향의 변화도를 함께 짚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SNL 패러디가 '풍자가 아니라 조롱'이라고 지적당한 이유로는 뉴진스 하니나 '젖년이' 같은 패러디 콘텐츠 자체에 대한 평가에 더해, '권력자는 풍자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실제로 김건희 여사를 풍자해 왔던 주현영 배우가 SNL에서 하차한 이래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건희 여사 관련 풍자는 SNL에서 찾기 어려웠다.

▲SNL 코리아 시즌 6 '맑눈광이 간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편.

시즌6에선 지난 9월15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연했다.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서 김아영은 조국 대표에게 “과거 자신이 한 비난이 데자뷔처럼 자신에게 일어난다는 의미의 '조스트라다무스',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뜻의 '조적조', 내로남불 대신 '조로남불' 중 꼭 하나로 불려야 한다면?”과 같은 수위 높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지 못한 모습은 다수 시청자들에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물론 “진보와 보수가 각을 세우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면서 정치 풍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반론도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SNL 시즌6를 평가하면서 “이번 시즌에서 뉴진스 하니와 한강 작가를 패러디한 것이 비판을 받았는데 거꾸로 대중문화 전반이나 사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다양하게 소재로 가져온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그 안에서 풍자의 원칙이 무너진 부분이 있었고 불쾌감을 주는 면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코미디 트렌드는 정치보다는 일상성 속에서 나타나는 모순을 짚는 것이긴 하다”면서도 “다만 SNL이라는 프로그램의 경우 정치 풍자가 아예 빠지는 건 어려워 보인다. 어느 한 편의 정치 풍자만 하다 보면 반대 진영의 악플이 많이 달리고 시청자 수가 빠지는 등 어려운 면이 있겠지만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안에 대해 웃음으로 전달을 해주는 것이 SNL의 정체성”이라 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6' 갈무리

OTT와 유튜브를 통한 자유로운 표현의 장점이 존재하는 만큼, 예능 프로그램은 균형감 있는 수위 조절과 웃음에 대한 더 각별한 고민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SNL 코리아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며 대중의 기대와 책임을 맞출 수 있을지, 풍자와 조롱의 미묘한 경계에서 어디에 설 것인지가 과제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K-컬쳐 트렌드 포럼'에서 한 관객은 “SNL코리아에서 패러디가 불쾌감을 준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는데 왜 과거 '책을 읽자'나 불우 이웃을 돕자는 예능은 사라지고 이런 예능은 쇼츠 등을 통해 인기가 많은 것일까”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예능 트렌드를 발표한 안수영 MBC PD는 “OTT나 유튜브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심의가 센 지상파에서는 코미디를 하기 어렵다는 경향이 강해졌고 심의가 없는 플랫폼에서 코미디를 하면서 좀 더 자유로워졌기에 수위가 세지면서 문제도 자주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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