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 선고 하루 앞두고 ‘법카유용’ 혐의 부인 김혜경씨에 벌금 150만원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4. 11. 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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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중 식비 제공 혐의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천원어치 결제
법원 “피고인 묵인 또는 용인 하에 기부”
대법서 확정되면 5년간 선거·피선거권 박탈
이재명 “죽고 싶을 만큼 미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수원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등에게 음식값 10만4000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에게 법원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가 최종심에서 형량을 100만 원 미만 벌금형으로 낮추거나 무죄를 끌어내지 못하면 향후 5년간 김씨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돼 투표. 선거운동, 정당 활동, 출마를 할 수 없다.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김씨를 기소한 지 9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해당 식당 모임은 이 대표의 선거 활동과 관련된 모임이었고 배 씨((경기도 전 별정직 5급 공무원)가 관여한 것이 매우 적극적”이라면서 “공범 배 씨가 피고인(김혜경)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한 것이고 이것은 피고인과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선거에 도움에 되는 자들에게 기부행위를 하여 선거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었다는 점, 제공된 금품이나 이익이 경미하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장이 법리 판단과 양형 사유를 약 30분간 설명한 뒤 주문을 낭독할 때 자리에서 일어선 김 씨는 유죄 판결에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변호인과 퇴정했다.

김 씨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취재진에 “추론에 의한 유죄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면서 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2일, 서울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운전기사, 수행원 등 3명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비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2월 14일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유력 정치인들의 배우자를 돈으로 매수하고자 한 것으로, 금액과 상관 없이 죄질이 중하다”면서 김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김씨가 사적 수행비서이자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배씨에게 지시해 경기도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결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김씨에 대한 선고가 이 대표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후보자 본인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을 때 당선 무효가 된다. 후보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가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을 때도 당선무효가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대통령 후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지방의원 후보자는 예외여서 이번 1심 재판부가 김씨에게 어떤 형량을 선고해도 이 대표 신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15일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4개 사건 중 1심 선고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위증 교사,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재판은 25일 열린다.

이 대표는 김씨 선고를 앞두고 “대선에서 패한 후 아내와 아이들이 공격 표적에 추가됐다”면서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혜경 씨가) 남편 일 도와주는 잘 아는 비서에게 사적으로 음식물 심부름 시킨 게 죄라면 죄겠지만, 미안한 마음에 음식물 값에 더해 조금의 용돈도 주었고 그가 썼다는 법인카드는 구경조차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생해도 내가 하지 니가 하냐는 철없는 생각을 하며 아내 말을 무시한 채 정치에 뛰어들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시장, 도지사였지만 변호사때보다 못한 보수에 매일이다시피 수사 감사 악의적 보도에 시달렸다. 이해타산을 따지면 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지만 나름 의미있는 일, 하고싶은 일이었고, 그래도 아내와 가족들은 안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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