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지명자, 군 숙청 과제 받았나

김미나 기자 2024. 11. 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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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의 진행자에서 차기 미국 국방장관으로 깜짝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군 조직을 상대로 거센 '숙청의 칼날'을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인수팀 구성원들이 해임될 군 장성 명단을 작성 중이라며 "국방부에 전례 없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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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국방부 전례 없는 개편 추진”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신임 국방장관 지명자가 2016년 11월29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기 위해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폭스뉴스의 진행자에서 차기 미국 국방장관으로 깜짝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군 조직을 상대로 거센 ‘숙청의 칼날’을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인수팀 구성원들이 해임될 군 장성 명단을 작성 중이라며 “국방부에 전례 없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인수팀 사정에 밝은 익명의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이렇게 밝히며, 정치성향이 다른 합동참모본부 인사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깨어있는(Woke) 장성”들과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책임자들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기서 ‘깨어있는’은 보수 진영에서 진보적 정책을 폄하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미국 합동참모의장을 역임한 마크 밀리와 관련된 고위급 관계자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밀리에 의해 승진하고 임명된 모든 사람이 사라질 것”이라며 “(그런) 명단이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밀리가 2019년 자신을 합참의장으로 임명한 트럼프를 “뼛속까지 파시스트”, “이 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이 지난달 발간된 전직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의 책 ‘전쟁’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런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정권 인수팀이 3·4성 장군을 평가해 해임을 권고하는 권한을 가진 전사위원회(warrior board)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군 장성 해임설은 트럼프가 헤그세스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지 하루 만에 분출됐다. 헤그세스는 저서 ‘전사와의 전쟁’에서 “차기 대통령은 국방부 고위 리더십을 근본적으로 개편해 국가를 방어하고 적을 물리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며 숙청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책에서 해외 주둔 미군 철수도 주장했다.

인수팀 내부에선 “현 합참의장과 부참모장들은 즉시 해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로이터는 그러면서 헤 그세스가 밀리의 후임인 찰스 큐(Q) 브라운 합참의장에 대해 그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 올랐을지 의문이라고 밝힌 이력을 꼬집었다. 로이터는 헤그세스의 경험 부족으로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면서도 “그 자리를 대신할 전통적 인사가 대대적인 해임안을 단행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트럼프의 헤그세스 ‘깜짝 발탁’에 이런 의도가 숨어있다고 짚은 것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는 중 대대적인 미군 조직 개편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군 내부와 워싱턴 정가에서 헤그세스 임명에 우려의 뜻을 나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허풍일 수 있다”고 했지만,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에선 합참이 관료주의적으로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를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트럼프가 국방부에 헤그세스를 원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헤그세스가 군 수뇌부를 상대로 문화 전쟁을 벌이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군은 트럼프의 적이 아니며, 숙청하겠다는 사고방식은 정치적 문제를 부르고 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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