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김광동의 후임이 그와 ‘다름없는’ 이옥남이라면…

고경태 기자 2024. 11. 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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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광동인가. 아니면 다음은 누구인가."

2022년 12월 취임 이후 내내 "전시엔 즉결처형이 가능하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곧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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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해 12월6일 오전 서울 퇴계로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3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광동 위원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또 김광동인가. 아니면 다음은 누구인가.”

2022년 12월 취임 이후 내내 “전시엔 즉결처형이 가능하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곧 임기를 마친다. 다음 달 9일까지로, 한 달이 채 안 남았다. 진실화해위 안팎에서는 김광동 위원장의 연임 여부와 연임이 안 될 경우 차기 위원장이 누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위원장 인선에 따라 1년밖에 안 남은 위원회 활동 기간 추가 연장이 판가름날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14일 한겨레에 “김광동 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국장 이상 간부들과의 티타임에서 ‘25~26일경 차기 위원장이 (대통령실에 의해) 지명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3주 정도 인사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이미 인사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뉘앙스였다고 한다.

먼저 김광동 위원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난망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5일 국정감사에서 ‘5·18에 대한 북한 개입’ 발언으로 국회 행정안전위가 고발을 의결하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도 연임을 밀어붙이기엔 고민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도 최근 거취를 묻는 야당 추천 위원의 질문에 “대통령실에 위원장직을 정리하기로 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대신 이옥남 상임위원의 차기 위원장설이 조용히 퍼지고 있다. 진실화해위에서는 1·2기를 통틀어 이영조·김광동 등 상임위원을 거쳐 위원장이 된 경우가 두 번이나 된다. 이 상임위원은 김광동 위원장의 전폭적 지지도 받고 있으며 지난 10월30일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다녀온 사실도 확인됐다. 그동안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부역 몰이를 해온 김 위원장의 기조에 맞춰 손발 노릇을 충실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지난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진실화해위원장뿐 아니라 독립기념관장 등 역사와 관련된 기관의 장을 모두 기본적 상식을 초월한 극보수 인물로 임명해왔다”며 “김광동 위원장이 연임되거나 김 위원장과 한치도 다름없는 이옥남 상임위원 같은 인물이 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불신임 결의안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진실화해위의 남은 사건 진실규명을 위해 1년 기한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물밑에서 힘을 얻는 중이었다. 기한 연장의 전제는, 야당도 수긍할 만한 위원장이 임명될 경우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 사건을 담당하는 진실화해위 한 조사관은 “2년 동안 진실화해위를 이념전쟁터로 만들어온 강경파 위원장과 상임위원·국장에 다들 지쳤고 질렸다. 제발 온건하고 합리적인 분이 위원장으로 오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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