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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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86만명, '보통의 가족' 64만명, '아마존 활명수' 55만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13일 기준). '베테랑2'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백만 관객 문턱을 넘지 못해 썰렁해진 극장가가 다시 분주해질 채비를 하고 있다.
천만 감독과 천만 배우의 신작, 300억원대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 12월 줄줄이 출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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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86만명, ‘보통의 가족’ 64만명, ‘아마존 활명수’ 55만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13일 기준). ‘베테랑2’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백만 관객 문턱을 넘지 못해 썰렁해진 극장가가 다시 분주해질 채비를 하고 있다. 천만 감독과 천만 배우의 신작, 300억원대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 12월 줄줄이 출격에 나선다.
천만 감독 vs 천만 배우
첫 장편 연출작 ‘변호인’(2013)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양우석 감독의 신작 ‘대가족’이 12월11일 개봉한다. ‘변호인’과 ‘강철비’ 1·2편 등 묵직한 현실을 스크린에 담아온 감독의 네번째 작품은 가족 코미디다. 유일한 아들이 출가하자 대가 끊겼다고 낙심한 만둣집 사장 앞에 어느날 갑자기 그의 손자라고 주장하는 꼬마들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윤석이 만둣집 사장을, 이승기가 출가한 아들 역을 맡았다. 노포를 배경으로 하는 푸근한 이야기에 끈끈한 혈연의 가족애를 넘어서는 주제 의식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양우석의 첫 코미디 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지만, 배우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이승기가 주연이라는 점은 모험 요소다.
양우석과 함께 ‘변호인’ 천만 신화를 만들어낸 배우 송강호는 여자 배구 감독으로 스포츠 장르에 도전한다. 12월4일 개봉하는 ‘1승’은 전적 대신 사건·사고 기록만 잔뜩 쌓은 배구 감독이 해체 직전의 여자 프로배구팀을 맡으며 ‘1승’을 달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스토리다. 송강호가 파면·파산·이혼까지 ‘패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배구 감독을, 박정민이 한번만 이기면 20억원을 쏘겠다고 벼르는 돈 많고 철없는 구단주를 연기하며, 모델 출신 배우 장윤주가 배구 선수로 등장한다. 또 김연경 등 코트 위 스타 선수들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한다. 송강호와 박정민의 조합이 낼 시너지가 플러스 요소라면, 최근 영화 ‘거미집’(각본)과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송강호와 한 협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신연식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은 물음표 요소다.
소방관 실화 vs 독립투사 실화
‘친구’(2001)의 곽경택 감독이 12월4일 개봉하는 영화 ‘소방관’으로 돌아온다. 2001년 낡은 다세대주택이 화재로 무너지면서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다친 서울 홍제동 방화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당시 소방관들이, 나중에 방화범으로 밝혀진 아들이 집 안에 있는 줄로 착각한 집 주인의 말을 듣고 구조를 위해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어 비극성이 더 컸던 사건이다. 영화에서 이러한 비극성과 휴먼 드라마가 진하게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 팬데믹과 주연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개봉이 미뤄졌다. 주원, 곽도원 외에 유재명, 이준혁, 장영남 등 실력 있는 배우들이 참여했다. 제작발표회에서 곽 감독이 “아주 밉다, 원망스럽다”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 곽도원에 대한 대중의 비호감을 연기로 얼마나 뒤집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내부자들’(2015)로 유명한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은 2024년 대미를 장식하게 될 대작이다.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관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300억원(추산)으로, 손익분기점은 700만명에 달한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영화화했다. 현빈이 안중근 의사를, 박정민이 함께 의거를 준비했던 우덕순을, 유재명이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연기한다. 이밖에 조우진, 이동욱, 전여빈 등이 출연한다. 화려한 출연진이 1909년을 배경으로 빚어낼 앙상블 연기가 기대를 돋운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실패를 ‘베테랑2’로 가까스로 만회했던 배급사 씨제이이엔엠으로서는 다시 한번 시험대가 되는 작품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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