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했다’ 약관의 린여우민, 한국 상대 ERA 2.30··· 향후 10년 대표팀 위협한다
1년 사이 벌써 3번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 린여우민(21·애리조나AAA)에게 또 당했다.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에 3-6으로 패했다.
진작부터 예상했던 선발 린여우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린여우민은 이날 4.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막았다. 김도영 정도를 제외하면 정타조차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린여우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예선전 6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고, 결승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다. 이번 대회까지 린여우민은 한국 상대로 15.2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다.
린여우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평소처럼 던졌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가급적 볼넷을 줄이려고 했다”고 했다. 3번째 상대인 만큼 한국도 철저히 분석하고 나왔을 것이라는 말에는 “분석이 충분히 했다고 해도, 결국은 실전이 중요하다”며 “한국 타자들이 내 공에 아직 적응을 못 한 것 같다. 2실점 했지만, 실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괜찮았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은 ‘한 수 아래’라던 대만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지난 1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만 상대 전적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성인 대표팀 경기에서 대만에 총전적 26승 16패로 크게 앞선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포함해 최근 6경기로 좁히면 2승 4패로 열세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1-2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까지 3연패를 당했다. 같은 대회 결승에서 3연패를 꺾었고, 같은 해 겨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승리로 2연승을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발목이 잡혔다.
린여우민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한국 대표팀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이제 불과 21세로 앞날이 창창하고, 성장세에 따라 지금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투수가 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애리조나 팀내 7위 유망주로 애지중지 관리를 받고 있고, 이번시즌 막판 AAA까지 올라갔다.
종목 특성상, 국제대회 특성상, 나라 간 야구 경기는 때로 에이스 한 명이 팀 전체의 전력 차까지 뒤집어 놓는다. 과거 한국이 ‘한 수 위’ 일본을 상대로 일진일퇴를 벌였던 것도 구대성, 김광현 등 ‘일본 킬러’들의 역할이 컸다. 이제는 거꾸로 한국이 대만의 린여우민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첫 경기에서 한국을 꺾은 대만은 한껏 기세가 올랐다. 대만 방송 TVBS는 “대만 야구가 ‘한국 보다 뒤처진다’고 여겨졌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5차례 맞대결(APBC 제외)에서 대만은 연달아 한국을 꺾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대만을 꺾고 우승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 대회에서 한국의 유일한 패배도 대만과 린여우민에게 당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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