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에 반도체·이차전지株 휘청… 지원법 폐기는 현실성 낮다는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s·칩스법)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와 이차전지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한 ‘레드 스윕(Red Sweep)’에도 법을 대규모로 수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장 중 1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찍었다가, 주가가 소폭 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1·2등 종목의 주가 하락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쇼크’가 꼽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주가가 12.2%, 6.64%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공장을 지으면서 칩스법에 따라 64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공장을 신설, 4억5000만달러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방식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이차전지 종목 부진도 비슷한 맥락이다.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셀·소재 종목들은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10% 안팎의 조정을 겪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IRA를 폐기 또는 축소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줄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전면 폐기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보조금 축소 의견이 지배적이며,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안전성 지표 저하를 예상한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만 ‘스페이스X’에 이차전지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였다.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의 공동 수장으로 발탁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모든 이차전지 종목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 아래 있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먼저 칩스법은 필리버스터가 적용되는 상원에서 통과돼 폐기를 위해선 상원 의석 60석 이상이 필요하다. 공화당이 절반을 넘어선 52석을 확보했지만, 민주당 상원의원 다수를 추가로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IRA 역시 단순하지 않다. IRA는 단순 과반수로 통과된 만큼 법안 축소나 폐기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IRA 혜택의 80% 가까이가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차지한 주에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만으로 전기차 업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IRA 보조금만 살아있다면 미국 시장 상황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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