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 등에 업은 가상자산 업계…어떤 변화 일어날까

두나무, 디지털자산 컨퍼런스(D-CON) 2024 개최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컨퍼런스(D-CON, 디콘) 2024'. /사진제공=두나무

'트럼프 효과'로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가기 위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나무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D-CON, 디콘) 2024'를 개최했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으로,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디콘은 가상자산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올해 행사는 14일 열리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약 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개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가 늘어남과 동시에 관련 제도가 고도화되고 있음을 느낀다"라며 "주요국의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제도도 함께 변화해야 하고,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가상자산 산업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글로벌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라며 "하나의 테크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일은 흔해졌다. (이것이) 이제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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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결제·자산 토큰화·인프라까지…확대되는 가상자산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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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세션에서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임병화 성균관대 핀테크 융합 전공 교수는 현재 가상자산이 투자를 넘어 지급결제, 자산 토큰화,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며 가상자산의 쓰임새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임병화 교수는 "가상자산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지급결제 및 송금 분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직접 결제, 스테이블 코인 이용, 크립토 카드 등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가 글로벌 지급결제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실물자산과 연계된 가상자산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자산 토큰화(RWA), 탈중앙화 인프라(DePIN) 등 가상자산을 활용한 실물자산 연계 서비스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토큰화된 금융자산의 발행 및 유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산 토큰화 시장이 2030년 16조달러(약 2경24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했다. 일례로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발행한 미국 국채 토큰화 상품 '비들(BUIDL)'을 언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우리가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을 너무 가격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사업하는 사람조차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도움 되는 사용 사례를 보면 코인을 안 찍는 경우도 많다. 가격에만 집중된 이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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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미국 주도 시장으로 변화 중…국내도 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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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션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현재 38개 국가에 진출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이용자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유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해외 이용자와 외국 기관투자자의 국내 유입이 가능해지면 김치 프리미엄(한국 프리미엄)과 같은 가격 괴리 현상이 해소되고 외화 창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라며 "해외와 같이 국내도 법인과 기관 투자자가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변호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주도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시장은 비트코인 ETF와 기관 투자가 가능한 국가와 불가능한 국가로 양분돼 시장 발전 속도에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코인베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전체 투자자 중 법인·기관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에도 이미 70%였고 2022년도에는 80%에 육박했다"라며 "한국 규제 환경에도 앞으로 계속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