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감독 “모범적 삶 사는 정가람에 평생 쓸 욕 다하라고”[EN:인터뷰]

박수인 2024. 11. 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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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누리 감독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정가람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강남 비-사이드' 감독이 각 배우들을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박누리 감독은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강남 비-사이드'(각본 주원규 박누리/연출 박누리) 인터뷰에서 김형서(비비/재희 역), 정가람(노준서 역), 기리보이(홍시영/레몬 역) 등을 캐스팅한 각각의 이유를 공개했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

박누리 감독은 "김형서가 아니면 누가 재희를 하지? 생각할 정도로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형서배우가 저보다 재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재희가 사는 삶이 배우, 가수의 삶과 닮은 구석이 있다고 하더라. 화려한 삶 속에서 존재감을 증명해보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불나방 같은, 그래서 떠나지 못하는 닮은 구석이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제가 예측하지 못한 부분까지 표현해준 것 같아서 좋았다"며 클럽 에이스 재희 역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 정가람을 강남 클럽 VIP 이자 화려한 삶을 사는 스타 노준서로 캐스팅한 이유로는 "정가람 배우가 실제로 정말 착하다.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친구라서 단정한 역할을 많이 했고 '사랑의 이해'에서는 그 친구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노준서를 하게 됐을 때 본인이 되게 흥분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한 번도 그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고 본인의 모습 속에 악의 모습이 있는지 느껴보지 못했다 보니까. 촬영을 할 때도 처음에는 욕하는 걸 힘들어했는데 제가 '평생 할 욕을 다 한다 생각하라'고 하면서 많이 괴롭혔다. 그러더니 이후에는 욕이 잘 붙는다고 하더라. 정가람이라는 배우가 노준서를 해줘서 양아치처럼 보이지만은 않게끔, 너무 뻔하지 않은 캐릭터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기리보이와 관련해서는 "레몬 역에 오디션을 봤다. 연출부가 저에게 홍시영 배우가 연기하는 클립 영상을 보여줬는데 연기하는 게 너무 신선하더라. 저도 기리보이의 음악을 좋아하고 얼마나 자신감 있고 무대 장악력이 있는 아티스트인지 알고 있는데 대본 리딩 때는 엄청 수줍어하면서 시선을 피하시더라. 그런데 리딩을 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인토네이션이나 리듬을 뱉고 하는 게 되게 새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면 어떨까 했는데 너무 열심히 해주셨다. 시청자 분들도 재밌게 보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강남 비-사이드'에는 지창욱, 김형서를 비롯해 임성재, 정재광, 차래형 등 디즈니+ '최악의 악'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반가움을 안겼다. 박누리 감독은 "형서 배우는 저희 작품을 먼저 하기로 한 후에 '화란', '최악의 악'을 촬영했다. 임성재, 정재광 배우는 '최악의 악' 이전부터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 걸 알고 있어서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정재광 배우는 영화 '돈' 때 섭외하고 싶었지만 그때 불발되는 바람에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 같이 하고 싶었다. '최악의 악'에도 출연하신 걸 보니까 너무 잘하셔서 좋다고 생각했다. 저희 작품으로 넘어왔을 때 겹치기처럼 느끼지 않을까 보다는 더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줘야지 했다. 배우에게도 새로운 모습의 캐릭터로서 보여질 수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임성재 배우에 대해서는 문신 아이디어도 내고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면 재미있겠다 싶더라. 저도 '최악의 악'을 좋아했는데 보는 사람으로서 재밌기도 하고 감사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박누리 감독의 여동생 또한 '강남 비-사이드'에 출연한 배우였다. 민서진(하윤경 분) 옆에서 검찰 조사를 돕는 역할로 출연 중이라고. 박누리 감독은 "어머니가 원래 연극, 뮤지컬을 오래 하셨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하셔서 저도 어머니 따라서 공연장 가고 연극, 뮤지컬을 보면서 자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연출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된 것 같다. 동생은 배우의 꿈을 키워서 배우를 하게 된 거다. 동생도 오디션을 봤고 공정하게 캐스팅했다. 어쩌다 보니 어머니가 '최악의 악'에 출연하셨고 지창욱 배우는 모르고 있다가 한참 촬영한 후에 얘기했더니 깜짝 놀라시더라. 그러면서 알게 돼서 너무 응원해주셨다. 어머니가 '기황후' 때부터 지창욱의 팬이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강남 비-사이드'는 박누리 감독의 첫 드라마 시리즈 작품이다. 영화 '부당거래', '베를린', '남자가 사랑할 때' 조감독을 거쳐 '돈'으로 감독 데뷔한 박누리 감독은 "시리즈다 보니 너무 길었다.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 담아내야 하니까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생략도 많이 해야 하고 몰아붙여야 하는 통일성 있는 얘기로 가져가야 한다. 그런 재미와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시리즈는 다양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주구장창 늘어놓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시리즈는 시청자들을 만나는 부분에 있어서 이탈이 쉽지 않나. 저도 시리즈를 많이 보는 사람으로서 한번 스톱하면 다시 보기 쉽지 않더라. 시청자들을 붙들어 놓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생략하고 스피디 있게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건 영화와 같은 결의 장점을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공을 들였다. 대본 쓸 때도 엔딩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클릭하실 수 있게 붙들어놓지 하고. 대본 쓸 때도 편집할 때도, 음악적으로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도록 음악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 또 누구의 얼굴로 엔딩을 냈을 때 궁금해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첫 시리즈 연출 소감을 전했다.

특히 '강남 비-사이드'를 연출하며 신경 쓴 부분으로는 "대비를 많이 주고 싶었다. '강남' 하면 화려함이지만 그것을 밝히기 위해 어둠이 존재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비루한 삶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게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클럽 로케이션, 세트, 조명을 최대한 화려하게 가져갔다. 비루한 삶, 가출팸의 삶을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강남에 저런 곳이 존재해?' 할 수 있지만 실재하게끔 느껴졌으면 좋겠다 해서 대비, 명암을 주려 했다. 미술 감독님도 그 부분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다. 럭키오락실도 과거부터 존재하는 공간인데 지금은 폐업했지만 성행했던 장면도 이후에 나온다. 공간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길호와 재희 친구들이 먼지가 쌓인 것처럼 젖어들어서 삶이 눅눅해져가는 게 드러났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4부에서 노준서가 강렬하게 퇴장한 후 새로운 사건들로 다시 시작되는 듯한 구성을 택한 이유도 밝혔다. 박누리 감독은 "1, 2부 설계된 걸 보면 시청자들이 노준서가 빌런이라 생각하고 볼텐데 그것만으로 8부까지 끌고 갈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뉴스에서 본 적 있는 얘기를 답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결국에는 단순히 가십으로 끝날 수 있는 작품으로 끝나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래서 배후의 누군가가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깊게 팠으면 좋겠다 싶었다. 1, 2막으로 나누려고 했던 건 아닌데 노준서를 빨리 처단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궁금증으로 뒷부분을 보시게 하면 좋지 않을까 했다. 4부 마지막에서는 예서(강동우의 딸)가 납치가 되지 않나. 1부부터 동우의 딸 관련 궁금증을 갖고 보실텐데 4부 마지막에는 예고편처럼 궁금증을 던져드려야 흥미롭게 보시지 않을까 했다"는 의도를 전했다.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린 부분에서 이 작품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가 빛나야 작품이 빛나니까"라는 박누리 감독은 "배우들 호감도가 있다 보니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뒷부분까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글로벌 시청자 분들도 K-문화, 강남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작품에 흥미를 느껴주시는 것도 좋겠지만 흥미 위주로만 보시기 보다는 어떤 인물이든 인물에게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국가 불문 인간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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