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부터 상장 공모펀드 출격…당국 "성공사례 많아져야"

백지현 2024. 11. 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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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4일 공모펀드 상장거래 서비스 현장 간담회 개최
당국, 철저한 시스템 구축 당부…·업계, 합리적 상장요건 요청

내년 2분기부터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할 수 있는 공모펀드 상품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국은 운용사의 적극적인 운용으로 성공사례를 만들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투자자보호를 위해 관련 업무 절차와 시스템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공모펀드의 규모 등 상장 요건을 합리적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2분기부터 시행…기존 투자자도 클래스 변경 가능

금융위원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공모펀드 상장거래 서비스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정인선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임권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장, 이환태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 정규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등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NH-아문디, 미래에셋, 삼성, 신한, 유진,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 6곳과 SK증권이 자리했다. 

이번 간담회는 공모펀드 직상장을 준비하는 자산운용사와 지정참가회사(AP)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을 증권사, 수탁 은행 등 금융사들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국, 유관기관, 참가회사들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절차를 신속히 밟을 예정이다. 올해 안에 거래소 상장 규정을 마련하고, 내년 1분기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시스템 개편, 거래소 상장심사를 거쳐 공매도가 재개되는 2분기부터 상장 공모펀드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공모펀드 직상장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 샌드박스)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공모펀드도 주식처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들은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펀드를 사고팔 때보다 훨씬 더 낮은 수수료로 투자가 가능해지며, 복잡한 환매 및 가입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24개 운용사들은 기존에 운용하던 공모펀드에 대해 새로운 클래스를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단, 거래소의 상장심사를 받아야 한다. 일단은 1사당 1개의 대표 펀드를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클래스에는 현행 ETF의 규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만일 공모펀드에 이미 투자하고 있었다면 상장클래스를 전환할 수 있다. 

ETF와 가장 큰 차이점은 기초지수 연동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상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9이상으로, 액티브 ETF는 0.7이상 유지해야 한다. 당국 '적극적 운용' 당부…업계 '합리적 상장요건' 요청

당국에서는 자산운용사 운용역량 강화와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을 강조했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낮은 비용, 거래 편리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보호 기반 아래 적극적 운용과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성공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권순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ETF 운용 경험이 없는 자산운용사는 상장 공모펀드 관련 업무절차 마련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합리적인 상장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공모펀드 활성화 취지와 투자자 보호 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 상장 공모펀드의 규모 등 요건을 적정수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운용업계도 투자자가 좋은 상품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 법제화 추진

아울러 정부가 1월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에 포함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제화에도 나선다. 이달 중 펀드 운용사의 책임 강화를 위해 대체투자자산의 공정가치를 연 1회 평가하도록 하고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갖추도록 한다. 또 사무수탁사, 펀드평가사 등 관계 업무회사의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고 위반시 제재근거를 마련한다. 

판매보수 체계도 바꾼다. 판매보수를 펀드재산에서 가져가지 않고 고객 계좌에서 직접 수취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한다. 판매사는 자문, 계좌관리, 중개 등 서비스 별로 보수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한다. 

ETF에 대해서는 수수료 항목을 명확하게 고지하도록 한다. 또 상품 혁신을 위해 상장 재간접리츠나 부동산, 리츠 재간접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는 이중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연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시행령과 규정 개정사항은 11월 중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공모펀드 직상장에 관해서는 샌드박스 기간 동안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제도 개정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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