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트럼피즘'에 내년 세계경제 성장 3.0%로 하향조정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2024. 11. 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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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2%p 하향조정
"이번 전망의 키워드는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격차'"
KIEP 세계 경제 전망 (단위: 전년대비 %). KIEP 제공


국책연구기관인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2%p 낮춰잡으며 3.0%로 내다봤다.

KIEP는 14일 발표한 '2025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1%p 상향조정한 3.1%(PPP 환율 기준)로, 내년 성장률은 0.2%p 낮춘 3.0%로 예상했다.

KIEP는 미국이 세계 경제의 완만한 성장을 주도하겠지만, 내년에도 세계 경제가 코로나 이전인 2015년~2019년의 평균치(3.4%)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KIEP는 "이번 전망의 키워드는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격차'"라고 강조하고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심화, △대내외 악재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 충격, △통화정책 전환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실질 부채 부담 증가 등을 추가적인 경제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 및 신(新)행정부 인사들은 이미 대(對)중국 강경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주요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조치 등이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맹국에 대한 통상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강도는 1기 때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


더 나아가 KIEP는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와 미국의 추가적인 대응 관세 인상, 뒤이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발발 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성장과 투자, 교역에 큰 타격을 줄 조치들이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모두 악재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의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 대외적으로도 외국인직접투자 감소,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중 견제 확대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과 경기안정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향후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KIEP는 중국 정부가 내놓는 경기부양책에 따라 구조개혁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이 안고 있는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도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됨에 따라 주요국들의 통화정책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리 인하 기조에도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 이자율은 여전히 높아서 실질 부채 부담이 악화될 수 있고,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은 자본 유출입에 취약한 신흥국들에서 금융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교역 시장에 대해서는 최근 전자·서비스 부문의 수요 확대,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 등에 따라 내년에는 정상 수준의 성장을 위한 동력이 충분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기 고조, 공급망 분절화의 진전, 통화정책 변화의 이면 등 하방 위험도 커지고 있어 성장폭이 다소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의 국채금리는 높은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의 경우 미 달러화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한 기대로 당분간 강(强)달러 기조를 보이지만,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정책 수위를 조절하거나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 강달러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화의 흐름 등을 반영해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미국의 정책 수위 조절이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분쟁의 향방이 중요한 변수지만, 중동분쟁 요인를 제외하면, 65~85달러 구간에 머무르면서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하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KIEP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KIEP 제공


이러한 전제 아래 KIEP는 선진국 중 미국의 경우 관세 인상, 세제 개편 등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 방향 전환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기는 하나, 감세조치가 빠르게 시행된다는 전제하에 비록 올해 2.8%보다는 낮지만 내년에도 2.1%의 안정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은 독일의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에 제약이 있어 올해 0.8%에 이어 내년에도 1.3%의 미미한 회복세에 그칠 뿐 아니라,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같이 무역 마찰 이슈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수출 감소 및 기업실적 둔화가 예상되지만 올해 성장이 저조했던 기저효과나 차세대 산업 부문의 투자 증가, 새 내각의 경제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보다 0.6%p 높은 1.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신흥국들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거리와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내수를 지지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귀환하면서 추가 관세 도입, 대중(對中) 제재로 올해보다 0.7%p 낮은 4.1%의 비교적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은 양호한 민간소비, 정부지출, 외국인투자 등에 힘입어 내년에도 올해 전망치(4.6%)와 비슷한 4.7% 성장할 전망이나, 미·중 갈등 및 대외 리스크 향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올해는 소비·투자 활성화로 내수 중심 회복을 이어가며 3.7%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노동 가용성 및 생산능력 감소 등 공급 측면의 제약 요인이 가시화됨에 따라 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져 1.7%로 성장률이 급락할 전망이다.

반면 인도는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돼 올해 7.1%, 내년에도 6.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IEP는 트럼프 신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나 보호무역주의가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공급망 재편, 유가 하락 등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은 올해 3.1% 성장하는 데 이어 룰라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상승, 저소득층 지원정책 등 민간 부문 구매력 향상을 위한 정책과 신산업 정책 효과로 내년에 연간 2.0%의 하향 안정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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