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소독제 60회 재사용에 충격”… 국산 일회용 소독제 ‘위크린피에이15액’ 주목
최근 총판 선정 및 검토 추진… 판매·공급 본격화
국내 병·의원 그동안 다회용 내시경 소독제 사용
다회용 내시경 소독 및 관리 지침·감독 강화 목소리
올해 국감서 다회용 내시경 관리 실태 공개… 500여 곳 부적합
위지피제약-조양메디칼, 소독액·소독기 공동 기술영업
보건복지부 매뉴얼에 따라 매일 1회씩 소독액 유효농도를 검사하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폐기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 몸 안에 들어갔던 기구가 수십 번 사용한 동일 소독제로 씻기고 그 기구가 내 몸이나 또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찝찝한 느낌이다. 더욱이 국내 검진기관 수백 곳이 위·대장 내시경 기구 소독 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해외의 경우 유럽은 소독제를 다회용에서 일회용으로 변경했고 미국도 일회용 소독제 사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한다. 반면 국내 병·의원은 모두 다회용 소독제만 사용하고 있다.
위지피제약, 일회용 내시경 소독액 판매 본격화… 총판 계약 추진
14일 업계에 따르면 위지피제약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고용량 일회용 내시경 소독액 ‘위크린피에이15액(과아세트산액)’에 대한 본격적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여러 제약사가 해당 제품 총판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중 일부는 구체적인 총판 계약 내용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제약은 총판과 별개로 소독액 제품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한다.
불편한 진실 ‘내시경 기구 소독’… 올해 국감서 관리 실태 도마 위에
이번 국감에서 내시경 기구 소독제 재사용 내용은 ‘뜨거운 감자’였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분야에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가건강검진이 이뤄진 검진기관 2만8783곳에 대한 위·대장 내시경 기구 소독 점검 결과 593곳(2.1%)이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는 내시경 기구의 위생·관리 상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위·대장 내시경 검진 현황을 살펴보면 1년간 관련 급여검사 건수는 약 815만 건. 비급여까지 포함하면 연간 2000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략 전 국민이 2년에 한 번꼴로 위내시경을 받고 대장내시경은 3년마다 검사를 받는 셈이다.
내시경은 전 국민이 받는 검사지만 사람들은 내시경 장비나 기구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의료기기 관리는 전문가들이 알아서 한다는 생각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내시경 기구 소독’ 관리·감독 강화 목소리… “찝찝함·교차 감염 우려”
내시경 기구 소독에 재사용 소독액을 사용해왔다는 사실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정부 규정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시에는 내시경 소독액 종류와 노출시간, 소독 유효농도 등에 대한 규정만 있다. 세부적으로는 하루에 1회 소독제 유효농도 검사를 진행하고 유효농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재사용 횟수 또는 유통기간을 초과한 제품은 폐기하도록 하고 있다.
소독액 유효농도가 적합 판정을 받으면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고시하고 있지만 재사용 된 소독제로 씻은 내시경 기구가 사람 몸에 삽입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불편하고 찝찝하다. 병·의원의 관리 상태에 대한 의문도 생길 수 있고 교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유효농도 외에 소독액 청결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별다른 기준 자체가 없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킨다.
위지피제약 “소독제 다회용→일회용 전환 비용 부담 없고 이점 많아”
위지피제약은 국민들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만큼 향후 일회용 내시경 소독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회용 내시경 소독제의 경우 기존에는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공급망 이슈로 물류비가 치솟으면서 일회용 내시경 소독제 국내 도입이 제한됐다고 한다. 이에 위지피제약이 국내 기술로 일회용 내시경 소독제 상용화를 추진한 것이다.
강진구 위지피제약 공동대표는 “내시경 검사 시 교차 감염 우려를 불식시키고 보다 건강한 내시경 검사를 위해서는 일회용 소독 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소독액을 재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국내 기술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회용 소독액이 출시된 만큼 이와 관련된 이점을 많은 국민들이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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