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견과류 껍질, 친환경 바이오연료 만든다

에기연, 캐슈넛 껍질로 친환경 바이오중유 개발
중온 열분해 방식 적용...생산시간 줄이고, 수율 높여

에기연이 캐슈넛 껍질로 생산된 바이오중유(오른쪽)와 바이오차(왼쪽)모습.

버려지는 견과류 껍질을 친환경 선박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최영찬 박사 연구팀이 견과류인 캐슈넛 제품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껍질을 친환경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캐슈넛 껍질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공정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상용화돼 있지만, 원재료 대비 생산 수율이 20%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존 중유와 비슷한 에너지를 제공하면서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는 바이오중유로 전환하려면 황산, 알코올류 등 촉매를 활용한 화학공정이 추가돼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해외에서 손쉽게 수급할 수 있으면서 고열량 오일 성분을 약 40% 포함한 캐슈넛 껍질에 주목했다. 기존 기계적 압착 공정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온 열분해 방식을 통해 고품질 바이오중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계적 압축 공정은 원료를 압착하고 고체와 액체로 분리한 후, 열처리와 화학반응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복잡한 공정 없이 원료 투입 이후 열분해 공정만으로 바이오중유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진행하는 기존 공정과 달리 바이오중유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공정 과정 중 응축되지 못한 열분해 가스를 공정에 필요한 열원으로 다시 공급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바이오중유 생산 시간을 3분의 1로 줄이고 생산 수율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압착 공정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40%의 바이오중유 생산 수율과 생산된 바이오중유의 황 함량이 90ppm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 기준을 충족해 선박 연료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구책임자인 최영찬 박사는 "이 공정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제조 공정이 간단해 동남아 현지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부터 실증 규모 설비 연구를 진행하고 본격적 사업화 단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